12/18 명지 백둔봉
간만에 쉬는 토요일,,,
산행후 춘천에 들려 어머니를 모시고 오기로 한 날이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가평으로 달려 가평산행때면 자주 들리게 되는 설렁탕집에서 한그릇하고
백둔리 허수아비마을 근처에 있는 남송미술관에 도착을 하니 10시 반이 훌쩍 넘어 버렸다.
오늘은 남송미술관을 시작으로 명지산 백둔봉을 가려한다.
원래 계획은 명지2봉에서 연인산으로 돌아 원점회귀하려 했는데
삶이 맘처럼 안되듯 산길또한 그렇다. 투지부족인것 같기도 하고,,,
고된 하산후 바라보는 명지2봉과 백둔봉으로 향하는 능선
화악산 정상은 상고대가 눈부신것이 실운현으로 달려 가고픈 마음이 들지만 눌러 가라앉힌다.
남송미술관 계단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장승이 도열한 길을 따라 산길을 찾아 보지만 마땅치 않다. 발길 닿는대로 고도를 높힌다.
보기드문 비석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합장하고 세웠나 보다. 춘천 어머니는 합장 소리에 기겁을 하셨다.
살아있는동안 같이 산것으로 충분하고 남음이라고,,,
백둔봉능선이 보이고 어느 곳으로 오를까 가늠해보고,,,난 가운데 잣나무숲을 지나 올랐다.
산을 파헤치고 집터를 만드는 곳이 곳곳,,,
산길엔 제법 많은 눈들이 쌓여있다. 연인산은 관두고 아재비고개로 내려와야겠단 생각이 들고,,,
명지2봉과 백둔봉
눈은 점점 깊어지고 더불어 호흡은 가빠지고,,,
인적이 드문 산길,,,표지판이 반갑다.
바람이 만든 아름다운 곡선
화악산은 구름과 담소를 나누고 있고,,,
누가 피리를 만들고 있나,,,
아재비고개와 연인산
연인산 매봉 칼봉
정상석없는 백둔봉정상을 지나 헬기장에 앉아 통닭과 막걸리를 시키고,,,
산에 다니는 분들이면 다들 아실 "준, 희" 표지기,,,,
부산에 사신다는 최남준님,,그리고 사별하신 희님,,,
그리움, 보고싶은 마음,,,그마음 알것같아 마음 절절하다.
눈이 내린 산길,,,희미한 산길을 바위와 나무 뿌리를 잡아 가며 진행하는데 진도가 더디다. 시간은 3시가 훌쩍 넘어가 있고 짧은 날에 날이 저물까
내려서기로 하는데,,,
길없는 하산길이 고행이다. 너덜에 덩쿨에 계곡에 발걸음 옮기기가 고행이다.
6시간 가까이 산행을 하며 고작 백둔봉하나 오르고 산짐승마냥 곳곳에 흔적을 남긴다.
간신히 하산하여 내려선 길을 가늠하니 쓴웃음이 절로 난다.
차를 회수하여 춘천으로 가는길 이상하게 차가 막힌다 싶더니 구제역소독이 원인이었다.
어머니를 모시고 돌아오는길,,,홀로 남은 당신에게 잘해야겠단 마음은 들지만
어찌해야 잘하는 것인지...
낯선도시 아파트 안에 덩그러니 엄마를 두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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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다녀가지만, 댓글 달기는 언제나 어렵습니다.
답글
그 마음, 알듯 말듯..
마음에 와닿고 잘 다듬어진 시 한편을 보는것처럼, 지친 산길에 놓여진 나무의자처럼..
마음 편하게 다녀갑니다.
우중충한 일요일.. 대충 배낭꾸려서 어디든 올라보아야지요.
산고파님 약오르게요^^ -
어려서 다친 허리가 최근 한달째 일상마저 불편하게 한다. 산행은 엄두도 못내고, 근근히 하루하루 견딘다.
답글
이러다가 영영 산에는 못가는게 아닌지.....마음마저 심히 불편하다. 가평 겨울산이 그립다.
어머님은 의정부로 모셔 가셨는가? -
흔적없는 겨울산을 홀로 산행 한다는거 고행이지요
답글
평소보다 두배의 시간이 소요되는것 같아요...길이 안보여 알바도 많이 하게되고.....하산도 빨리 하여야 하고....
산행을 쉬고 있으니 넘 답답 하네요...이번 주말엔 가까운 산이라도 가볼가 하는데...잘 될지 모르겠네요.... [비밀댓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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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보다도 ...그 산길이..
답글
신기한건 통닭.. 그산위에서도 가능한가봐요?
어머니를 모시고 가셧군요?
어머님이 편하게 생각하시는대로 해드리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참 쉽고도 어렵지요? 잘 해드린다는게..
당분간은 춘천 내려오실일은 없겠네요.
어머님에 그곳에 가셨으니... -
적잖히 고생 하셧겠네요..
답글
전에 명지산을 휘돌아 백둔봉에서 명지폭포앞으로 내려 선적이 있는데..
명지2봉 부터는 눈에 족적이 끊겨 길 더듬어 가느라 애먹은적이 있습니다,
첨 부터 생길에 힘을 너무 빼셨군요,
겨울 산행은 생길 둟는것 아닙니다 짧은 거리도 아니고..
시간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다저진 길은 조금더 걸린다 생각하면 되지만..
어머님 문제는 일단은 권해 보시고 추후 본인 스스로 결정 하시도록 하시면 될것 같군요..
어머님도 아직은 확실히 마음을 정하시지는 않으신것 같구요..
어쨋든 환경의 변화는 모든 존재가 다 부담을 느끼는 현상 이시니까요.. -
역시 겨울산행은 조심해야 될 것 같습니다..
답글
눈으로 길을 헤맬수도 있으니 나홀로 산행보다는 둘이서, 셋이서 하는게 좋지않을까 생각이 듭니다만..
안쓰러운 어머님..산고파님이 잘 위로를 해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
잠시 들러다 여러번....산엘 오르는 이들은 저마다의 사정이 있나봅니다.그 사정이 무엇이든지 산은 잘 받아 주지요..겨울산은 이제부터가 시작인가 봅니다.
답글 -
아무 흔적 없는 하얀 길이 보이네요.
답글
이정표도 보이구요.
알듯 모를 듯한 구절이 적혀있는 리본도 보입니다.
산을 겨우 몇 번 올라 보았을 때, 참 신기한 것이 바로 산에 길이 무척 많다는 것이었어요. ㅎㅎ
이렇게 많은 길과 표식을 왜 했을까? 싶었지요.
저도 춘천에 어머니가 홀로 계십니다.
아직은 가끔 뵈면 춘천이 좋다고 말씀하십니다만...
말씀 끝에 꼭 내가 움직이지 못하면 그 때 데려가라고 하시지요.
제가 뭘 하나 잘해드리고 싶은데
아직도 제 걱정을 하십니다. ㅎㅎ
담배는 끊어서 다행인데....술 좀 줄여서 마셔라....하시지요. -
같은 날 올랐던 화악산을 명지산 쪽에서 보니 장엄하고 육중한 느낌이 드는 산세가 새롭네요.
명지산에는 가평 잣막걸리가 배달되는데 전 모르고 화악산에서 멀리 고창 복분자를 시켰었지요..감하고 갑니다. 건강하고 보람있는 연말연시 맞으세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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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악산 정상쪽에는 눈이 하얗게 내린것 같군요
답글
명지산에도 눈이 제법 내려있구요
아~통닭과 막걸리 운치있습니다
겨울산에 눈속에 빠지면서 오르내리면 많이지치지요
수고하셨습니다
저도 명지산 연인산을 걷고싶은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네요~ -
말만들어도 으시시한 강원도... 화악 적근 인데...
답글
명지산 연인산이란 이름을 들으니 편안함을 느끼며 산고파님의 발걸음이 무거운 날이었으나 어머님을 생가하시는 맘이 남달라 또한 가벼움이라 여깁니다.
두분이 함께계신 묘... 생전에 그리 함게있었는데..라는 어머님의 말씀이 넘 재미있으며...
항상 강원도의 산을 알게 해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
남에서 북으로 올라갈수록 눈이 짙어지네요
답글
아직 이런느낌 받지 못했거든요
겨울산이란 이런맛에 타는가 봅니다.
항상 부모님을 생각하는 그 마음
참 보기 좋습니다. -
사계절중에 눈덮힌 겨울설산이 이미지파일로도 직접 걷기로도 제일 좋은것같아요..
답글
무릎에 부담도 덜하고... 러셀하면서 가는거라면 물론 체력이나 무릎에 부담이 있겠지만요...
가끔은 쉬는 토요일도 있으신가봐요...
그래도 쉬는날 산으로 가는 열정은 부럽기만 합니다..
저는 작년에 비해 올해는 산행일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어요..
그만큼 제여건이 산행하기에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여러모로 걸림돌이 많으니..특히나 겨울 설경사진을 보면
부러운마음이 드네요..내일 산내음 송년모임 홍상헌님께서도
오신다니 고파님도 시간내시면 좋으실텐데...혹시 행여나해서 다녀갑니다..
어머님은 어디를 계시던지 당신님께서 편하신곳에 계실수있게 해드리는것이
효도하는것일겁니다..... 건강하세요~~ ^^-
산고파2010.12.23 09:40
보통 쉬는 토요일 산행을 하는 편인데
먹고 사는게 부실하여 그리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산행일수가 중요한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한달에 하루 산에 든다해도 느낌이 충만한 산길이 있고
그저 운동했다 생각되는 산길도 있구요,,,
좋은느낌 충만한 산길은 더 많아지셨다 봅니다.
산내음 송년모임도 지난일이 되었군요...
먹고 사는 핑계로 그간 한번도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모르죠 내년엔 가능할지도요..
어머니는 어제 춘천으로 가신다하여 상봉에서 전철을 태워 보내드렸는데
평일날 예상치못한 많은 분들에 자리도 잡지 못하고 서가시는 모습보며
뒤돌아 서는 맘이 편치 못했습니다.
따뜻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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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려 들었던 산에서
답글
또 많은 것을 생각하며 내려오신듯 합니다.
사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잘 살고 있는 것인지 답이 없으니 더욱 어려운 것이
인생이겠지요
그래도 살아 계신 어머님을 단 한번이라도
더 찾아 뵙고 전화 드려 주시길 바라고 있네요.
저도 가끔 시골에 계신 부모님 모시고
서울 아파트에 오면 감옥같다며 내려가실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모습에 눈물이 돌곤 하지요.
올 한해도 저물어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새해 새로운 모습으로 뵐 수 있기를 바람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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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방 인가가 여전하시네여..
답글
아무래도 한적한 겨울산에 눈때문에 산행길이 안보이는 경우가 있겠죠?
그래도 잘 하산하셔서 다행입니다.
전에 불곡산 야간산행에서도 길없는곳으로 오른적이 있었져..
평소에 트레이닝을 하시니깐 길없는 산행이 그닥 어렵진 않으시겠져..;;
아무튼 늘 안산하세여~
어머니 맛난것도 많이 사드리시고 가족분들과 오붓한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여...^^~-
산고파2010.12.23 10:57
그나마 이것저것 잴것없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수 있는 곳이 이공간이다 생각됩니다.
다른것보단 산길 걷는것이 익숙하고 잘하는 것이구요...
그래도 겨울산은 어느곳이든 만만치가 않습니다.
적당히 끊고 내려서야 하는데 무어든 그렇지만 적당이 어딘지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요...
어머니는 어제 춘천에 돌아가셨습니다.
아무래도 이곳보다는 그곳이 편하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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