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7 벌초,,,8/28 비둘기낭
작년 가을과 겨울에 아버지 큰아버지 다 돌아가시고 선산에 묻히셨으니
올해부턴 가족들이 모두모여 벌초를 하기로 정한 날이 오늘입니다.
며칠전 비온다는 예보는 바뀌어 날이 좋으니 산에 가기도 벌초하기도 좋은 날입니다.
묘 4기엔 큰아버지가 두분,,,그리고 아버지,,,그리고 성미급한 제형이 있습니다.
벌초해야할 묘중 반이 우리집이니 엄마는 미안하셨든지 그제 매형차로 오시어 아버지와 형 산소에 나있는 잡풀은 모두 뽑고 가셨더군요...
어느 누구에든 신세지려 하지 않으시려는 엄마의 마음은 모르는바 아니나 뙤약볕에 남편과 가슴에 묻은 큰아들 묘를 솎아 내시는 풍경이 그려져
맘이 씁슬해 집니다.
아버지 잘 계시는 거지요?
아버지 그곳에 가신지도 1년이 되어 갑니다...전 이젠 아버지 생각안하고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와 상의했음 하는 일들이 자꾸 생기는데 아버진 아니계시고 이 막내는 나이를 먹어가도 철이 없네요...
사촌 큰형님...그간 먼저간 동생 묘 깍으시느라 얼마나 애쓰셨어요,,,
예초기 몇분 매봤더니 허리가 끊어질듯 아프더군요,,,무어든 자신이 직접 겪어 보지 못하면 그저 상상만 할 뿐이지요...
이젠 벌써 조카들도 장가갈 나이가 되었습니다...세월이란 이런가 봅니다...
속이 쓰려 들린 약국에 들어서니 약사분이 많이 뵌분이라 큰아버지 아버지 이름을 말씀드리니 아버지의 오랜 친구분이셨습니다...
우리집안을 속속들이 알고 계시었고 월남하신 분이라 사회를 바라보는 눈이 아버지와 비슷하시고...아버지 산소를 찾을때마다 들려야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벌초를 끝내고 가족들이 모여서 음식을 나누어 먹습니다...사촌형님이 여름 보양식을 준비하셨나 봅니다...
한잔 두잔 급하게 먹다보니 저는 만취를 하였구요,,,가족들에게 주정을 했나 봅니다...아버지가 예전에 그랬던거 처럼요...
아버지의 그모습을 무척 싫어 했었는데 아버지와 똑같다는 소리에 울고 싶어 지더군요...ㅎ
우여곡절끝에 집으로 오고,,,발목도 완전치 않고 정신 든후 몰려드는 허망함도 주체하길 힘들어
아이데리고 예전에 가봤던 비둘기낭 폭포를 가보기로 합니다.
아이와
최근 잘나가는 "최종병기 활"이란 영화를 보고 있자니 주인공과 추적자들이 이곳에서 물을 맛나게 먹고 있더군요...
시간은 또 갈겁니다...
그런 시간이 모여 또 두툼한 세월이 되겠지요...
"세상을,,, 세월을 이길 구석이 없다"는 바람앞에서님 말씀이 절절하게 와닿는 날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