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5 두류산 - 놀미뒷산 - 토보산
시간이 지나면 소멸되는 신용카드 포인트가 아까와 가끔 영화를 보는데 심심풀이 땅꽁일뿐 그닥 감동은 없다...
기억에 남는 영화를 하나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쇼생크 탈출" 을 택한다.
열번도 넘게 보았고 시네마천국의 알프레도처럼 장면장면 모두를 외울 정도다.
모건 프리먼의 나레이션 목소리를 좋아했고 모짜르트의 아리아가 이토록 아름다운지 처음으로 알았다.
픽션이라지만 이토록 통쾌했던 복수가 있었던가,,,,앤디는 사라지고 리타 헤이워드 포스터만 노튼소장을 바라보고 있다.
많은 명대사 중에 유독 맴돌던 것은 "감옥이란 곳은 길게 집중할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세상이 비루한 몸에 갇힌 감옥이라면 나또한 길게 집중할 무엇이 필요했다...
그중 하나가 산이다.... ㅎ~
일요일 새벽 설악 봉정암에 다녀 올까 했는데 일어나니 6시다.
이럴까 저럴까 갈팡질팡하다가 8시에 집을 나서 차를 몰고 화천 사창리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10시가 다 되었고,,,
시간을 절약한다 명월리 교통통제소에서 두류산을 오르려 하는데 마땅한 교통편이 없다.
명월리로 걸어가며 지나가는 차 몇대에 손을 흔들어 보다보니 좀 구차하단 생각이 스친다.

한마음 학생 수련원이라 하던가...산그림이 좋아 보이길래...

명월리로 걸어가며 바라본 두류산

다음엔 달밝은 밤에 와보리...명월이와 함께...

사창리에서 30여분 걸었을까...교통통제소와 농장교?,,,어쨋든 두류산 들머리중 하나다.
가을이다 싶더니 다시 여름,,,초반부터 어찌나 힘들던지...날은 덥고 다리에 힘은 없고,,,
산행일시 : 2011년 9월 25일 10시 30분 ~ 17시
산행코스 : 교통통제소 - 두류산 - 명지령 - 놀미뒷산 - 799.7봉 - 813.4봉 - 토보산 - 오탄리 미리내식당

지난주 선명한 산그림을 보다가 눈이 높아져서 조망이 꽝이라 잠시 실망하지만...이정도가 어딘가...암것도 못볼때도 있는걸...
대성산과 수피령은 희미하고 실내고개부터는 그런대로 잘보이고...
지난 봄에 걸었던 백적산 만산으로 향하는 산줄기...
오늘 진행할 놀미뒷산 토보산 능선
명지령 갈림길에 앉아 우유한잔? 양의 탈을 쓴 늑대...서울우유 탈을 쓴 서울 막걸리...몸속에 우유 소화효소는 없고 알콜 분해 효소는 있어서리...
산행중 많이 볼수 있었던 투구꽃,,,
날은 덥지만 가을색은 피할수 없고...
명지령을 앞두고,,,1983년 이기자부대에서 만든 명지령 표지석,,,
오마니는 보고 싶고 새끼 생각하자니 찔리고...
명지령에서 놀미뒷산은 금새...정상에서 바라보는 가야할 봉우리...799봉 813봉...설악 1275봉 처럼 높이가 이름이된 불쌍한 것들...
지나온 두류산...
넌 이름이라도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니...조금은 외진 산길 걷다보면 나타나는 "산중의 산우님들 수고 많으십니다"의 표지기를 걸어놓은 산친구산악회님들~
이렇게 수고롭게 이름 걸어 주시어 저같은 초짜가 산길 찾아 댕깁니다...
놀미뒤산 정상에서는 길좋은 남쪽(56번 국도)으로 향하지 않게 주의 하셔야 합니다...남진하면 춘천시계길인 방화기 폭포로...
너 이맘때 피는것 맞니?,,, 하기사 나도 술한잔 먹으면 사는게 헷갈려...세월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조망터지는 암봉에서 바라보는 두류지맥 산마루금
저 뒤가 만산이려나?
이칠봉 응봉 화악산은 확실히 알겠고...
799.7봉을 지나 계속 동진...
이곳에서 남쪽으로 가야 토보산으로,,,
스마트폰의 네비를 보니,,,크게 도움은 안되지만 큰 알바를 피할수 있겠다는 생각이... 설마 버스크기만한 인공위성이 이리로 떨어지는건 아니겠지?
미국 911때도 그런생각을 했지만 영화적인 상상력이 현실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마트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그런건 감내해야할 리스크려나...
웅덩이 하나 덩그러니,,,토보산 정상,,,내려오면서 보니 근사한 봉우리더만...
용화산이겠지?
벌목한 곳도 많고 아직 수풀도 우거져 길찾기가 쉽진 않았지만 큰 알바없이 56번 국도로 내려선다.
미리내 식당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예전엔 계획한대로 걸으면 왠지 뿌듯하고 그랬는데 이젠 별반 생각이 없다.
그저 하루는 갔고 블로그에 한줄 흔적만 남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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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 생각 많이 나셨던가여...
답글
위장한 서울 막걸리는 요즘 늘 항꾸네...ㅋㅋ
만산 화악산 기타등등...
이런 산길을 어찌 걸음하실 수 있을까여...
뱀 나올까 무섭고 덤불 헤치느라 무섭고...
산고파님의 산행사진 속에서 가을이 완전히 깊어감을 느낍니다. -
ㅎ서두가 참 좋습니다
답글
저두 흠뻑 빠져서 봤었죠 쇼생크 탈출
은제고 기회 되면 칼리토라는 영화도 찿아 보시길요
갠적으로 대부보다 더 재밌게 봤습니다 역시 알 파치노 ㅎ
가을산 그림들이 좋아 보입니다
아주 미치도록 아! -
두류산이라는 글을 보고 순간적으로 전남 두륜산을 생각했답니다..
답글
산행을 참 멀리도 다녀오셨네요 하면서요..ㅎㅎ
이번 두류산 산행글을 읽어 보면 산고파님도 이제 가을남자가 되신 것 같은 느낌이 확 듭니다만..
저만의 생각인지요,저만의 편견인지요..ㅎㅎ
마지막 코스모스에, 그리고 덩그러니 바닥에 있는 배낭 사진에 그런 생각이 더 듭니다...
두류산 마루금 구경 잘 하였습니다.. -
에이..
답글
산에 다니는 사람이 마음이 탁하구만..
오마니 생각에, 새끼 생각하면서..
야심한 밤에 명월이를 만나서 뭘 하시려구..
청명한 가을 하늘에 눈은 높아지고.
한줄기 가을바람 안주삼아서 탁주 두어잔 들이키고..
고파씨..
당대 최고의 풍류객..
거리의 은행나무는 노랗게 물들어 갑니다. -
알코올 분해효소가많은 고파님이 너무 부럽습니다..
답글
전 우유 분해효소만 있고 알코올은 전혀없는 모양입니다....
한잔만 먹어도 헤롱헤롱 ㅎㅎ
잘 알려지지않은산 여기저기.. 진정한 산꾼이십니다.. -
핸펀 개비하셨나보네요..
답글
아무래도 산행길에 필요한 네비가 있어서 유용하겠지요..
저는 정상에 서면 예전처럼 뿌듯함은 없어지고 아무 느낌이 없어지던데..
지상생활을 하니 더 그리 되는듯 합니다.
좋은현상일까요? 나쁜현상일까요? -
쇼생크탈출은 저도 좋아하는 영화라서 생각 날 때마다 보고 싶어서
답글
블루레이로 소장하고 있는 작품중 하나입니다.
산고파님처럼 멋진 대사를 기억하고 있을 정도는 아닌데
참 인상깊은 대사를 기억하고 계십니다.
이리 이름없는 산을 준비없이 다니시는 모습이
참으로 자유인스러워서 부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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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름도 특이한 놀미뒷산, 토보산.. 799.7봉은 큰 돌맹이 하나 옮겨놓으면 800봉이 될텐데..
답글
저지방 우유병 속의 막걸리는 좀 다른 맛일까? 병째 마시기 좀 편할까? 궁금해지기도..
수도없이 산길을 걸어 이제 경지에 이르셨으니 웬만한 산길은 별 느낌 없는 것이 당연해 보입니다.
두류지맥 산길 잘 보고 갑니다. 명월리 가는 길의 황금빛 논도 보기 좋습니다. -
아~두류산을 오르셨엇군요.
답글
명월리쪽에 엠마누엘요양원이 있는곳으로
오르면 두류산이 쉽게 접근이 가능하군요
토보산방향은 놀미뒷산에서 방향을
잘 잡아야하겠군요
산친구산악회에서 참 감사한 일을
하였네요.
산길을 잃지않게 이정표식을 정리해 주셨으니
스마트폰의 그 정도 네비면 아주 양호한
지도그림입니다.
자기 위치가 확실하니 산행할 때 든든한
길잡이 될것 같습니다
저도 이곳 가려고 준비중인데 길 잘익혔습니다.
조만간 실행에 옮겨 보아야겠습니다
가을빛이 역려한날 수고하셨습니댜.-
산고파2011.09.27 14:19
지난봄에 이어 다시 올라보았습니다...
처음 두류산을 가신다면 교통통제소 방향보다는 덕고개나
대성사에서 오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교통통제소쪽은 가파르고 조망은 없더군요,,,
두류산정상에서 북쪽으로 얼마간 향하다보면 처음으로 나타나는 이정목 뒤로 오름길이 있는데
오름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명지령 갈림길이 나옵니다.
놀미뒷산까지는 선명한 길 이으시면 되겠고 놀미뒷산 정상에서는 말씀대로 남쪽으로 향하지 않게 주의하시면 되구요...
토보산에서 미리내식당으로 내려서는 길이 약간 희미하고 헷갈리긴 합니다..
능선길이 끝나는 곳에서 오른쪽 급경사로 내려서시면 다시 길이 선명해 지더군요...
미리내식당에선 화천에서 오는 버스보다는 춘천에서 사창리로 오는 직행버스를 타시게 될겁니다..
사창리까지 1600원 준비하시면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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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 고파님이 걸음했던 두류산의 추억이
답글
제게 전이되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지요.
가보겠다고 맘 먹고.. 금방이라도 갈 줄 알았는데..
어느새 두 계절을 휭하니 달려 가을에 들어섰네요...
봉정암의 아쉬움을 두류산 걸음으로 채우고
양의 탈을 쓴 늑대가 걸음 사이사이 빼곡히 채웠으니
두류산 걸음도 꽈~악 채운 걸음이십니다!
감옥이란..
길게 집중해야 할 그 무엇이 필요한 곳..
그 하나가 산인 산고파님의 산에 가을빛이 곱게 물들여지시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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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류산 기슭에 두고온 산삼 생각에 피식~
답글
팔자 좋은 사람처럼..... 어쩌면 정말로 팔자가 좋은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뭐든 생각하기 나름이긴해도 그건 좀 지나친 확대 해석인가? ㅋ~
아뭏든 팔자 좋은 사람처럼 보이는 것도 쉽진 않다. 좋아 보인다.
뭐든 함께 살아야 하는 건 내 체질 아닌데.....요즘 엉키고 설켜서....주말에 조카 놈 과외에다가, 직장에서는 부장의 견제가 만만치 않다.
2주 연속 일요일에 와이프랑 북배산 갔었다. 지난주에는 신숭겸 묘에서 정상 30분 남겨두고 야간 산행 준비부족으로 발길을 돌렸다.
돌아오는 길에 잣을 좀 주워 왔는데..... 맛 좋았다. 요즘 그렇게 산다.
나도 혼자 노는 체질인데..... 바람처럼 훅~ 떠나고 싶을때....이제는 더 이상 떠나지 못할 것이다. 아마도..... [비밀댓글] -
명월이랑 달 밝은 밤에 가실 때 연락주세요~ 명월이 친구 추월이 델꼬 오라 하시고...ㅎㅎ
답글
지난 번 산행친구 막걸리가 안보여서 궁금했었는데... 이번엔 변장을 하고 나타났군요? 재미난 친구입니다~~-
산고파2011.10.07 14:37
답글이 늦었습니다...
명월이와 추월이와 함께 밤길 걸을 생각하니 상상만으로도 흥분?이 되는군요~~
아저씨들은 할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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