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가을 지리산(백무동 - 대원사)
이주도 블루힐님 블에 들어가 사진을 보다가 또 그만 혹~하고 맙니다.
이맘때 중봉에서 바라보는 천왕봉이 아름답다는 말씀에 밤잠을 설치게 되지요.
설악의 단풍은 절 유혹할수 없지만 지리의 산그리메는 절 흥분시키기에 충분합니다.
물론 우열을 가리자는 것이 아니라 취향의 문제입니다.
지리산 가는 길이 이젠 제법 익숙해 졌다고 여유를 부리다가 12시발 심야버스를 간신히 잡아 탑니다.
안그래도 버스에서 잠을 못이루는데 옆자리엔 거구의 아저씨가 앉아계십니다...이거야 원,,,
멀뚱멀뚱 시간을 보내다가 차창밖으로 밤하늘을 쳐다 보다가,,,
지리산 가는 길은 설레기도 하지만 지리하기 짝이 없습니다.
중봉으로 향하다 뒤돌아본 천왕봉
4시쯤 백무동 들머리에 들어섭니다...지난여름엔 한신계곡으로 갔었는데 오늘은 하동바위쪽으로 올라 갑니다..
학생들이 단체로 왔는지 어린 학생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웅성거립니다...난 저들 나이에 무얼 하고 살았는지,,,
뭐 특별히 할일 없는 밤산길,,,그저 걷는 것이 일입니다.
퀭한 눈으로 올려본 하늘엔 수많은 별들이 쏟아지고,,,내가 지리산 여기 있음을 확인하는게 전부입니다.
장터목대피소에 오르자 얼마 있지 않아 해가 떠오릅니다. 매일 떠오르는 햇님이지만 지리산에서 바라보면 다른분같지요,,,
아침 햇살 받은 주변 산그리메
그녀의 엉덩이에도 아침햇살이 가득 비춰 줍니다.
부채살마냥 갈라진 능선들,,,알면 더 좋겠지만 몰라도 아름답습니다.
반야봉과 만복대에서 덕두산으로 이어진 지리서북능선이 반갑습니다. 역시 산길은 걸어본만큼 보이고 걸어본 곳이라야 정감어린 시선을 보내게 됩니다.
허기 지지만 아침 햇살이 아까와 제석봉으로 향합니다.
천왕봉에서 일출을 맞으신 산객들이 하나둘 장터목으로 내려서고 있습니다.
제석봉의 많은 고사목도 이젠 서있기 조차 힘든지 적잖이 누워 계시구요,,,그 또한 자연의 모습이니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아직 이분은 꼿꼿하게 서서 지리를 바라보고 계시는군요
연하봉 촛대봉에서 노고단으로 흐르는 지리 주능선
촛대봉너머 삼신봉을 지나는 지리남부능선
제석봉
고도를 높여가며 돌아보고 또 뒤돌아 보고,,,
여러 시간들이 뒤섞이고 버무려져 아득한 그리움이 됩니다.
목민님과 지리에 처음들때 뒤돌아본 감동도 떠오르고,,,
아무튼 전 이곳에 있고 또 누군가는 그럴 테지요...
중봉 하봉
서봉 남덕유산 향적봉으로 향하는 덕유산
중봉 가는길 지리산은 가을로 저물어 가고 있고
천왕봉
천왕봉에서 반야봉까지
중봉에서 바라보는 써리봉
가을은 아래로 내려서고 있습니다.
중봉에서 햇살 받으며 취기를 즐기고 있을즈음 올라왔던 두분,,, 형 동생하는 분들인데 지리산이 처음 이시라고,,,형님 되시는 분이 무거운 배낭을 들춰 매시고
동생되시는 분을 꼬득여 오신듯 합니다...
하봉 두류봉 왕등재 밤머리재로 향하는 지리동부능선을 밟고 싶지만 당장은 막연한 욕심이니 써리봉으로 향합니다.
써리봉으로 향하며
가운데 움푹한 곳이 치밭목대피소
완연한 지리산의 가을
써리봉에서 바라보는 천왕봉과 중봉
동생분은 쩔뚝이며 뒤따라오고,,,형님분은 그런 동생이 안스럽고,,, 참 보기좋은 형 동생지간이었습니다.
가을이라 더 없이 화려하지만 그 끝을 알기에 쓸쓸함도 동반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외로워지는 산길입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라고 말들 하지만요...
동생분이 찍어준 사진은 추억의 한켠에 두겠습니다.
세상에 꽁짜는 없는 법,,,
높은 산에서 멋진 산그리메를 실컨 보았으니 골 깊은 산에서의 지루한 하산길은 스스로 감내해야할 일입니다.
대원사를 지나 주차장에 도착하니 2시 30분,,,원지로 향하는 버스는 바로 출발을 했고,,,다음 버스와 서울행 버스를 예약을 하고,,,
비빕밥과 막걸리를 시켜놓으니 남부러울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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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하산하고 먹는 식사와 반주는 성취감을 안주로 곁들여서인지 정말 일품이지요.
답글
지리산에 푹 빠지셨나 봅니다.
하기사 산고파님을 품으려면 지리산 정도는 되어야겠지요...
걸어도 걸어도 끝없이 이어진 산길이 나오니 오죽 좋으시겠습니까?
청명한 가을날 산행하기에 정말 좋아 보입니다.
짧지만 긴 여운이 남는 행복한 가을되시길.. -
지리의 품에 안기셨다가 오셨군요
답글
요즘 지리산이나 설악산이나 일주일전에 예매아니하면
버스표 구하기 힘들지요~
어렵게 표를 구하셨었나 봅니다
지리산이 가을빛이 완연합니다~
불타 내리는 산야..
덕유산라인의 사진이 정말 멋집니다.
먼길 수고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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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엉덩이에도 아침 햇살이 가득 비춰준다구요..ㅎ
답글
산고파님이 산을 좋아하셔서 그런가 이제 정말 시인이 되신 듯 합니다..
대원사까지 하산하는 코스를 한번 해 봐야 되겠습니다.
줄기차게 내려간다고 하는데...
빈대떡에 막걸리 한잔이 아닌 비빔밥에 한잔이라, 하긴 막걸리에 무슨 안주가 필요하려마는
지난 금요일 산고파님의 전화 한통화가 아직도 귀속에 생생합니다..
찬스를 잡아야되는뎅..ㅋㅋ
치밭목 대피소에서의 산고파님 빨간 셔츠와 환한 미소가 너무 잘 어울립니다.... -
충동에 걸음을 내딛으시는걸 보니 아직은 함참 청춘이신듯 합니다... 부럽...(ㅎ).
답글
지리 가을 덕분에 (즐)감... 외로워서 산꾼이 되는 것일까요..(?)(?) -
소리없는 지리산... 그저 갈아 입은 옷으로 말하고 있군요.
답글
소리없이 다녀가신 지리산...
제석봉도 중봉과 써리봉도 완연한 가을의 절정에 들어 앉았습니다.
그 아자씨들과 막걸리라도 하셨는지요?
치밭목에서 인증하신 걸 보면 그럴만도..ㅋㅎㅎ
먼 길 마다하지 않으시고 걸음하신 산고파님은 진정한 산꾼...
지리가 그리도 그립던가요...?ㅋㅎㅎ
또 가고싶은 지리입니다. -
대원사 내림길, 중봉과 써리봉의 가을색이 아주 이쁘게 들었네요~
답글
위에서 멋진 풍경을 본 대가로 지루한 하산길... 딱 공감이 가는 말씀입니다~~
엉디.. 저렇게 가까이서 들여다 보긴 첨이네요~~ㅎㅎ -
지리산의 유혹에 또 지리산을 드셨군요.
답글
경기, 강원권 산들만 편애하시는 줄 알았는데.. 지리만은 예외로 더 사랑하시나 보네요..
허긴 천왕봉에서 보는 첩첩 산그리메의 감동을 그리워하지 않을 산꾼은 드물겠지요~~~
사진만으로도 아름다운 선경에 황홀하게 취하다 갑니다.~~` -
날씨가 환상적이군요.
답글
저도 매년 지리에 듭니다마는 덕이 부족한 탓인지...ㅠ
지리도 서서히 산빛이 변해가는군요.
덕분에 좋은 풍경들에 흠뻑 취했다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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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을 보니 가을이군요.
답글
그저 좀 쌀쌀해진 날씨에 몸을 움츠리기는 해도
절실하게 가을이 왔나? 는 못느꼈는데요.
아침바다 넘실넘실 떠 있는 산징검다리
겅중겅중 뛰어서 남덕유며 향적봉에 마실 가고 싶네요.
그저 참 좋습니다.
외로울 줄 알아서 사람인지....사람이라서 외로운건지는 가을산 지루한 내리막을 함 걸어봐야 알겠군요? ㅎㅎ -
지리산이라 하여 푸른 하늘로...물들어가는 단풍들로 얼마나 또 마음을 흔들어 놓을까 하여
답글
일부러 늦게늦게 들어와봅니다.ㅋㅋ
백무동에서의 오름은 좋은데 대원사의 내림길...윽...넘 힘들어요.
그래도 좋으셨을 모습이었을 듯...
전 정읍에 또 한번 노숙자가 되기 위해 기회를 노립니다. -
금요일(!) 가을 가뭄을 해소하는 단비가 촉촉하게 내립니다.
답글
감기 조심하시고 주말 알차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멋진 산행 모습 잘보았습니다 -
크아악... 완전 죽음의 지리산입니다.
답글
마지막 비빔밥에 생탁을 보니 심장이 벌렁거리구요.
동네 가로수에도 단풍이 들기 시작합니다.
요즘같은 날에는 아무래도 지리나 설악이 최고지요.
비그친 일요일..
오늘은 또 어디를 오르고 계신가요. -
홀로걸음이 아니면 산에 다녀온 것 같지 않기에
답글
외로워지고자 찾는 곳이 산이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맘 같으면 수시로 휭하니 다녀오고 싶은 곳..
지리에서 행복하셨겠습니다. -
일단 ... 죽입니다. 세상에 꽁자는 없다는 말씀과 하산후 버스 시간 확인하고 먹는 비빔밥과 막걸리를 보니 왜 그렇게 반가운지요. ㅜㅜ
답글
저만 그런 느낌 가지는 게 아니구나 싶습니다. 지루한 하산길! 아~~그래도 하산후 한잔과 꿀맛 밥에 집에 가는 버스에서 찍은 사진 보면서 흐뭇해 합니다
제가 백무동 써리봉쪽으로 한바리 한 것 같아 가슴이 넉넉해 집니다. 아름다운 그림 참으로 잘 보았습니다^^*-
산고파2012.04.09 03:58
힘겹게 내려간길,,,버스 시간에 얽매여 돌아올려면 좀 아깝단 생각이 들더군요...
그럴땐 용아장성님처럼 며칠 지리산에서 뒹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지금 제 처지에선 이정도라도 지리산을 느낄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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