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양구 봉화산
지난가을 바위산 산행때 소양강댐 선착장에 서있는 양구행 쾌룡호를 보고 실로 오랜만에 양구에 가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강원도에 눈소식이 있으니 양구 봉화산에 올라 석현리 배터로 하산하여 쾌룡호를 타고 춘천으로 올 생각으로 집을 나선다.
지난번처럼 6시 05분발 상봉발 춘천행 급행전철을 타고 춘천역에 내리니 7시 13분쯤 되었고 길건너 정류장에서 잠시 기다리니
7시 10분에 춘천터미널을 떠난 양구행 버스가 도착을 한다. 양구까지 6400원 현금을 내면 된다.
버스는 힘겹게 배후령을 넘는다. 배후령아래 터널공사가 한창이니 이길 또한 얼마지 않아 옛길이 될것이다.
차창으로 보는 사명산 정상의 하얀 상고대가 눈이 부셔 웅진리를 스쳐지나며 여기서 내릴까 잠시 갈등을 하게 된다.
거의 20년만의 양구 터미널,,,21사단 백두산부대 65연대 169포병대대,,,
군대 갔다온 남자들 흔하게 하는말,,,그쪽 방향으론 오줌도 안싼다고,,,그래서 였을까...20년,,,
강산이 두번도 바뀌었을 시간인데 양구터미널은 그때 그대로다...좀 슬퍼진다.
택시를 타고 양구터널로 가자한다.
기사분과 이런저런 양구 이야기 하며,,,
양구터널,,,원리터널이라고도 부르나 보다. 택시비는 만원정도 나왔다. 도솔지맥하시는 분들에게 들머리가 되기도 하고 날머리가 되기도 하는 곳
옆으로 난 계단길을 오르면 양구시내에서 차타고 올라온 길이 보인다.
08시 30분,,,봉화산 산행을 시작한다.
소양호 방향
봉화산은 보통 정중앙천문대나 석현리선착장을 들머리로 삼는데 구암리나 심포리에서 시작하면 빠르게 정상을 다녀올수 있다.
그나저나 양구에 오면 10년이 젊어 진다니 자주 와야 하겠다. 젊어 졌으니 군대 다시 가라 할라나?
이정목도 곳곳에 요긴하고 길또한 좋다.
올해 처음으로 눈을 밟는다...
얼마지 않아 국토정중앙천문대가 아래로 보이고,,,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었는데 산에서의 반복되는 발걸음은 세월을 잊게 한다.
난 도대체 어디쯤 가고 있는 걸까...
날 유혹하던 사명산은 샴푸질이 한창이다.
오른쪽 뾰족봉이 봉화산
볼때마다 느끼지만 참 대단한 산사랑 산맥사랑이다.
좀 더 선명했으면 좋으련만 도솔산은 대암산은 어드맨가...대강 거기겠거니 짐작만 할뿐,,,
오늘도 어김없이 한결같은 친구
몇주전에 갔었던 바위산 매봉쯤 되어 보이는데,,,
등로는 철탑을 지나고,,,
대암산 방향
겨울이면 흔하게 걸어가는 길,,,겨울이 지나면 금새 그리워질 길
육산에 계단길,,,즐겨하는 길,,,
구암리 갈림길에 오니 부부한쌍과 멍멍이가 쉬고 있고,,,
정상에 가까우니 눈은 더 많아지고 눈꽃을 피우고,,,
능선에 홀로 자리잡은 나무
좋은 영화가 입소문을 타듯,,,양구 봉화산이 그랬다. 도솔지맥 하시는 분들이 거기 조망 끝내준다는 입소문이 돌고 돌았다.
강원 영서 지역에서 다섯손가락 안에들 조망명소다.
포천 각흘산처럼 군사격장으로 쓰이기에 사방 조망이 그만이다.
정상으로 오르며,,,
선명한 날은 설악산과 오대산도 가깝게 보인다는,,,
지금 강원도 대간길은 대단한 설경이 펼쳐져 있다는데...
날 유혹하던 사명산은 제대로 자태를 뽐낸다. 여러번 가본 곳이지만 또 가고 싶은곳...
구암리에 사시는 부부님따라,,,아저씨는 산꾼의 내음이 가득했다. 정상에선 더덕주 한잔 건내시는데 어찌나 향이 좋던지...
지나온길
구암리 아저씨와 더덕주에 막걸리 취기에 따뜻한 햇살까지 내려오니 잠시나마 세상은 내것이다.
시간은 12시 10분,,,석현리 배터 배시간은 2시 4시,,,2시는 빠듯하고 4시는 너무 널널하고,,,
구암리 아저씨에게 여쭈니 부지런히 내려가면 2시 배도 타겠다고,,,
어느 여름날
눈밭을 내달린다.
달리다가 뒤돌아보고,,, 10년쯤 젊어 진다면 난 무슨 선택을 달리 할수 있을까,,,
인생은 되돌릴수 없지만 산길은 다시 찾으면 된다...이래서 산길에 집착하는지...
안녕~ 봉화산,,,내 또다시 오마,,,
심포리 갈림길을 지나 부지런히 내려선다...시계를 보지 않는다...배를 놓치면 빙어에 소주 한잔 먹으면 그만,,,
소양호가 가깝게 보이기 시작하고,,,
사명산도 많이 가까와졌다.
소양호에 거의 내려서니 소양댐에서 1시에 출발한 쾌룡호가 보이고,,,
예전에 양구가는 길은 산허리를 이리 저리 돌아 가야 했기에 시간도 오래 걸리고 멀미도 나고해서 30분만에 소양댐으로 갈수 있는 쾌룡호는
양구와 춘천을 오가는 최고의 교통수단이었다. 군시절 휴가를 나오면 이배를 탔었고 귀대도 이배를 이용했었다.
하지만 터널이 뚫리고 길이 좋아지니 배타고 오가는 일은 번거로운 일이 되고 기름값은 오르고 수지는 안맞으니 4년전에 운행을 멈추었는데
전철이 개통되고 소양댐에 관광객이 늘어나 다시 운항을 재개하게 되었다.
평일엔 11시와 15시에 소양댐에서 배가 떠나고,,,양구 선착장에선 12시와 16시에 떠나고
주말엔 13시와 17시에 소양댐에서 떠나는 배가 추가된다. 왕복 만원의 승선료를 받고 편도는 7000원이다.
저배를 탈수 있겠구나 안심을 하고 있는데 뱃터까지는 물을 돌아 가야하기에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시동을 걸고 대기중인 배에 손을 흔들며 뛰어간다.
Gold Star시계...30년은 훌쩍 넘었겠지만 시간한번 기가 막히네,,,
이배를 운전하시는 분은 4년전 영업이 중단되고 춘천 중도선착장에서 중도를 오가는 배를 운전하셨던 모양이다.
운항재개가 가장 반가왔던 분이 아닐까...
하얀 포말을 내며 배는 떠난간다...한창 취기가 오른 행락객들은 소란스럽지만 그또한 싫지가 않다.
햇살은 소양호에 가득하고 스쳐가는 옛기억에 맘이 울컥해진다...이 배를 타고 춘천에 가면 아버지가 반갑게 반겨주셨는데,,,
손님들은 내리고 이분은 그시간이 되면 쾌룡호를 몰고 소양호를 달릴 것이다.
지난 바위산 산행때 탔었던 배도 반갑고,,,
춘천에 이렇게 관광객이 되어서 다시 들리고,,,
엄마에게 전화하여 산에 쏘다니느라 찾아 뵙지 못하여 죄송하다 말씀드리니...
그저 조심히 댕기란 말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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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 Star...반가운 글을 보게 됩니다.
답글
"그리고 양구에 오시면 10년은 젊어진다"는 캐치프레이가 너무 마음에 들더군요..
그래서 건배 제의를 할 때 많이 써 먹었는데.....
요즘 경춘전철이 생기는 바람에 많은 관광객들이 춘천을 오가는 덕분에
소양강 쾌룡호도 운행을 한다니 이것처럼 좋은 소식도 없는 것 같습니다.
봉화산도 좋지만 아름다운 소양강 사진을 보는 것 또한 큰 즐거움을 산고파님이 주셨습니다..
아침부터 노래나 불러야 되겠습니다.
"해 저문 소양강에 ~~~~".... -
나무 난간에 카메라 올려 놓고 눈밭을 허겁지겁 뛰어가서 엉거주춤 폼을 잡은 사진을 보면서 자꾸 상상이 되어 웃음이 나옵니다.
답글
춥지 않던가요? 장갑도 안끼시고, 귀가 드러난 야구모자에... -
봉화산은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산...
답글
이렇게 눈이 내렸으니 산고파님 소원풀이했나요?
늘~사람 만나지 못하는 쓸쓸한 산고파님이신데 오늘은 부부님을 만나 술까지 얻어마셨으니 횡재...
소양호도 들어가불고...
어마니는 그저 조심미만 댕기라이로 위안하시고...
돌아오는 토욜에는 어마니 찾아뵈세여...
설에서는 너무 가찹드만...ㅎㅎㅋ
여름날 사진과 겨울날 사진의 다른점이 있는데 아시는지...?ㅋㅎㅎ -
아~춘천역에서 버스를 기다리면
답글
터미널에서 출발한버스를 딱맞추어탈 수 있군요
현금만 준비하면 되구요
아~강원도는 하얀 설산이군요
우와~사명산 대단한 설경이로군요.
전 지난 2월에 올랐다가 조망을 제대로 하질못해서
또 한번 거닐어야하는데..
사명산도 마찬가지구요.
양구선착장에서
쾌룡호를 타면 아주 좋은 코스였군요.
좋습니다~
금성제품...
군시절 이배를 타고 춘천으로 나오시면
작고하신 아버님께서 마중나오고 그러셨었군요.
여러가지 추억이 서린 산길이었습니다.
수고많이 하셨구요~ -
산고파님 덕분에 설산 처음 구경해 봅니다.
답글
단풍이 엊그제더니만 이제는 설국의 풍경이네요..
어디쯤 가고 있냐구요?
누가 그러데요..
아무리 멀리가도 결국은 제자리라고요..
봉화산...조망이 좋아 겨울철 산행지로 좋고 배도 타고
아무튼..기분좋은 구경했습니다.. -
사명을 가장 멋드러지게 볼 수 있는 곳 중 한 곳..
답글
헬기장에서 봉화산 봉화대를 볼 때 감동을 못 잊었는데
눈 덮힌 산을 바라보니 산고파님이 유혹을 하네요...
진짜 사명 멋집니다.. -
같은 장소, 다른 절기에 찍으신 사진 보니 기가막힙니다.
답글
어떻게 그렇게 같은 장소를 잘 기억하시는지....(ㅎㅎ)
교통편을 찾으시는 것도 그렇고,
사람없는 곳만 찾아다니시는 수준도 놀랍습니다...(ㅎㅎ) -
봉화산에도 제법 눈이 있군요.
답글
조망명소답게 시야가 좋지 않아도 보여주는 풍경은 멋집니다.
산길은 다시 찾으면 되지만 인생은 되돌리 수 없다.. 그렇군요.
전철, 버스, 택시 그리고 배를 이용한 산행... 즐감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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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저산2011.12.05 22:06 신고
올 첫눈산행 제대로 즐기셨네요.
답글
봉화산조망이 멋지다해서 언젠가 가보아야할산인데...
능선에 소나무가 정말 멋지게 기억에 남네요.
여름날과 비교한 능선도 정말 좋구요.
산고파님 다녀오시면 숙제만 늘어나네요.
하산해서 배타고 나오는것도 기억에 남을것갔구요.
수고많으셨습니다. 감기조심하시구요.
잘보고갑니다. -
양구가시느라 울집앞을 지나셨엇군요.
답글
양구의 봉화산 언젠가 평일날에 갈려고 했더니 쉽지가 않던데요.
군부대사격장근처라고 하던가?요.
그래서 휴일날만 오를수있는거처럼 ..
양구에는 눈이 많이 내렸엇네요.
춘천에는 아직눈이 안 내린거 같은데....
하얀산길이 한겨울같네요.
소양댐의 쾌룡호가 다시 운행을 하고 있었군요.
언젠가 들은것도 같은데 ,,무심하게도
한동안은 산이 그리웠는데
이젠 덤덤해지는것도 같습니다.
언제나 나설지..........
늘 안산하시고 즐거운 산행길 되시길 바랍니다, -
산타고...배타고..
답글
양구는 정말 가 보고 싶은 곳입니다.
진짜 눈 색갈도 더 하얗게 보이네요
조망좋코... 늘 함께 하는 막걸리병이 보기 좋습니다.
이담에는 소주 한병식 비니루 봉다리에 싸서..
산꼭대기에 다가 묻어 놓으세요
훗날 칭구분들과 산에가서 파 잡수시면 끝내 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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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림으로 보는 첫 설산의 산길이군요.
답글
봉화산이 그리 전망이 좋네요.
전에 여기 블방에서 여름 그림을 얻어 본 기억도 있구요.
벌써 강원도는 설국이네요.
사명산은 멀리서 봐도 유혹 당할만 합니다. 참 점잖은 모습이지요? ㅎㅎ
임당인가요? 방산 쪽인가요? 백두산 부대.....
저는 군대는 다른 지방에서 지냈지만, 양구일대에서 초등학교를 다녔지요.
그 후에도 친구들 만나러 석현리 선착장에 배타고 여러 번 드나들었구요.
소양호 배 운행이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그냥 막연히 옛날 처럼 운행하겠거니 했었는데...
봉화산도 가 보고 싶고, 사명산도 가 보고 싶고. ㅎㅎㅎ
눈여겨 보고 갑니다. 참 좋네요.~~ -
그양반, 하여튼.. 훌쩍보고 떠날 수 없는 산행기..
답글
좀 대충쓰고 사람 마음 찡하게 하지 맙시다.
10년씩 젊어진다해서 자꾸 간다하지만, 이제 그만 가시지요.
자꾸 젊어지면 미성년자 될테구.. 그러면 장수마을 마시지 못할텐데용.~~ -
여길 다녀오시어 제게 양구얘기를 하셨군요.
답글
강원도에 폭설이 또 내렸다는데...아침에 보니 햇빛이 비추는 가운데 눈발이 흩날리더니
그나마도 그쳐버렸어요.
사명산도 좋고...언제 각흘산 가실 계획 있으면 같이가요.
다른건 해드릴건 없고 맛있는 점심은 책임질수있어요.ㅋㅋ -
멋지네요. 멋드러지게 사시는분같아 많이 부럽습니다. 아들이 21사단 통신대대에서 군복무중입니다. 전역 1주일 남았지만,.. 면회도 갔었는데...이런 멋진곳은 하나도 못가본거 같네요. 탐나서 퍼 가렵니다...
답글-
산고파2011.12.30 04:30
아~ 반갑습니다. 은별님~~ 아드님이 제 군대 후배되는군요,,아드님도 아드님이지만 은별님도 그동안 맘고생 많으셨습니다.
아드님도 지금은 당장 양구가 지겹겠지만,,,담에 추억삼아 아드님과 양구에 가 보시면 좋겠다 싶습니다...날좋은날 양구 펀치 볼도 가보시구요,,,
찾아주시고 흔적주시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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