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 겨울 설악(오색-한계령)
날좋다는 예보의 토요일...경방기간은 다가오고 설악산 가본지 오래되어 가기로 맘먹는다.
금요일밤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다가 새벽 1시에 잠들어 3시에 기상...옷만 잔뜩 싸들고 4시에 출발...
살아오며 이렇게 열심인것이 있었나 싶다.
산악회버스를 타면 매번 들리던 내설악광장에서 된장찌게 시켜먹고,,,
오색주차장에 오니 7시 반쯤 되었다.
근처에 작년 큰아버지 돌아가시어 홀로 민박집을 운영하시는 큰어머니를 찾아 뵐 목적도 있었으나
언제나 산이 먼저라,,,,하기사 아버지 임종날에도 산에 있었으니...
자랑이 될순 없겠지만,,,
대청에서 바라보는 화채봉과 동해바다
한계령에 들리니 동쪽 하늘엔 여명이 시작된다. 맑은날 설악 일출도 좋겠다 싶지만 모든것을 다 가질수 없는 것이 산길이고 삶인듯,,,
날이 훤하게 밝은후 오색들머리는 처음,,,예전엔 발아래 랜턴불빛만 보고 올라 지루하지만 그러려니 했는데 눈으로 확인하며 오르려니 더 힘든듯,,,
대청 오름길 해가 중천에 떳는데 동쪽엔 여전히 여명빛이라 이상타 싶었는데 알고보니 해를 품은 바다 ,,,
고도를 높일수록 바람은 더욱 세차지고...주목과 구상나무는 키재기를 하고 있다.
고도를 높일수록 조망은 터지고,,,산줄기 하나하나 이름불러 주면 좋겠으나 대강 점봉산에서 이어져가는 대간길이거니...
하늘색은 좋으나 바람은 차고 몸을 파고든다. 올여름 무더워 지칠때면 이날의 너를 생각하마
점봉산 곰배령 뒤 산줄기는 뭐더라 생각하다가 바람이 쌩하니 지나가면 머리가 새하얘지고,,,
얼른 오시어 뒤돌아 보세요,,,점봉산이 발아래 있습니다.
걸어보신 분들은 하나 하나 이름불러 주시면서 감상하시길,,,
점봉산 뒤론 방태산 줄기 같고
세찬바람에 다들 강도 차림으로 산으로 오른다.
한인물하는 인제 가리산,,,주걱봉
대청에 가까울수록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대청에서 바람피해 황급하게 내려서는 가족들
웃음을 지으려 했지만 웃는게 웃는게 아니다.
같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분과 품앗이 정상증명,,,장갑끼고 사진 셔터버튼 찾아 누르는 것도 큰 일이다.
바람에 날아갈까 정상석을 꼭잡고,,,산여인님처럼 가냘픈 여인은 휙 날아 가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바람이 너무도 차고 세차서 바람을 피할 바위뒤에 숨어서 한장찍고 숨고,,,또 한장 찍고,,,그냥 내려서기엔 아까운 날이다.
귀때기청과 가리산
공룡능선 칠성봉 기타등등
황철봉 신선봉 방향의 백두대간길,,,
사람이고 산이고 잘생기고 볼일,,,자꾸 눈길이 가는 가리산
봐도 봐도 질리지 않은 풍경들
중청과 대피소,,,
눈은 시원하여 즐겁지만 오름길 땀이 식어 몸은 얼어져 오고,,,
중청대피소 히터옆에 앉아 식은 맥모닝 한개를 꾸역꾸역 집어 넣고,,,따뜻한 바람을 맞으니 밖으로 나서기 싫고,,,한시간을 멍때리며 앉아있다가 다시 바람속으로,,,
용아능선쪽의 조망이 보고파서 소청쪽으로
중청사면은 눈이 어찌나 많은지 아슬아슬하게 길이 나아 있다. 서로 마주치면 대략난감~
역시나 멋드러진 귀청과 안산으로 이어지는 설악 서북능선,,,풍경소리님의 침삼키는 소리가 들려오고...
화채봉 칠성봉너머 동해바다,,,어디까지가 바다고 하늘인지,,,
이왕 이리로 온거 소청에서 봉정암으로 하산할까 하다가 백담사에서 버스도 안다니고 택시비도 만만치 않고,,,
미끄럼을 타면 금새 희운각대피소로 내려 설것만 같은,,,
중복되는 산그림들,,,한장 한장 버리기 아까운 날이다.
용의 이빨들,,,블벗 용아장성님이 떠오르는,,,
귀청으로 가는 능선길,,,여기서 보면 한걸음에 내달릴것 같지만,,,오르락 내리락 여러번 진을 빼야 한다.
설악의 장쾌함은 서북능선에서 찾을수 있지 않을까...
깍아논 밤같이 미끈한 울산바위
화채능선너머 나의 법적 고향 속초,,,전쟁때 월남하신 아버지가 인제에 사시는 어머니를 꼬득여 형하나 누나둘 그리고 나를 뒤늦게 저곳에서 나셨다.
아니지 엄마가 나은거지....세월은 이렇게 흘러 여기까지 와있다.
화채능선
끝청으로 향하며 뒤돌아 보니
끝청으로 향하며 바라보는 귀청
끝청
끝청으로 멍하니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스쳐가는 여인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혹시 산바람님 아니세요?
이렇게 반가울수가...예전같으면 어림도 할수 없었던 만남,,,산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 감동받고 공유하고,,,오래된 지인처럼 익숙하고 편하고,,,
산바람님부부,,,산바람님 사모님이 애써 담궈 싸오신 3년된 복분자주를 주거니 받거니 한병 다 비우고,,너무 짧아 아쉬웠지만 고맙고 귀한 순간들,,,
헤어지기 아쉬워 이름 한번 다시 부르고,,,
두분 지금처럼 건강하고 왕성한 산행 계속 이어 가시구요~ 언제 산길에서 시작과 끝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술 몇잔에 기분좋게 걸으며 속으로 난 참 복도 많아...산복,,,술복,,,
끝청에서 바라보는 귀청
한계 갈림길까지 계속 보고 가야할 귀때기청봉
용아능시작이었던 옥녀봉은 어드맨가...
중청에서 뻗어내린 산줄기의 바위와 소나무들
한계령으로 내려서는 능선길이 보이기 시작하니 한계삼거리가 그리 멀지 않은듯
다른산에선 절경이 되는것이 설악에선 흔하디 흔한 풍경
한계삼거리에서 귀청가는 길은 막혀있고...
가지 말라니 더 가고 싶다. 다음 설악은 귀청봉으로 가야겠다.
지루했던 산길도 끝이 나려하니 아쉬움이 몰려오고,,,
왕바람때문에 애먹긴 했지만 덕분에 멋진 조망을 즐긴 하루
그래서인지 집으로 운전하며 돌아오는길 피곤하지도 않고,,, 이밤 후기를 쓰면서도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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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답글
날도 좋은날 잘도 찾아 가셨소
사방팔방으로 지천의 산줄기에 푸르른
겨울바다..거기에 멋쟁이 산꾼 산바람님과의 복분자주.
일요일 근무중에 스마트폰으로 보았지만
가슴 벌렁 침꼴깍이니 저녁 퇴근길에
장수탁주 세병 사가지고 가서
다시 봐야 하겠소 흑흑,♨♨ -
그리운 설악... 올겨울이 가기 전에 꼭 가보려고 벼르고 있는 중인데, 정말 조망이 좋은 날이라서 그런지 더 멋지네요~
답글
대청봉 정상에서 트레이드마크인 망사내의만 걸치고 인증을 하셨다면 대박인데...ㅋㅋ
산고파님 산복은 잘 모르겠는데, 술복만큼은 확실히 있으십니다~~ -
산고파님 산행기에
답글
출연하는 큰 영광을 설악에서 맞았습니다.
오랜만에 멋진 설악에서
멋진 산고파님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지요..
무척 반가웠고
또 짧은 만남이 아쉬웠습니다.
한계령에서 오색, 오색에서 한계령..
설악을 다시 한 번 양방향으로 즐감해 봅니다..
산고파님 부지런함은 정말 대단합니다.
밤잠 안 자고도 산에 오르고, 또 밤잠 안 자고 산행기 올리시고..
산길이든..
선술집이든 언젠가는 다시 만나고 싶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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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겨울의 설악을 찾으셨군요
답글
혹한을 이겨낸 식생들과
멋진 설경들이 코발트빛 파릇한 하늘과 어울려
참 아름답게 펼쳐지는군요
토요일도 날씨가 많이 차가웠던 날인데 대청이면
대단한 추위가 있었지요
산길에서 우연히 지인을 만나시고요.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
와~!
답글
산고파님 횡제하셨구만요~
산바람님을 엄청 좋아하시는가봐요~?
산에서 만나는 인연이 가장 극적이고 아름다운 만남이라고 우리들은 말들하지만 서도 산고파님은 복이 넘 많으셔~
다른 산행기보다 사진도 많이 올리신걸 보니 무지 맘에 들었던 서락이었구만여~
사진으로만 봐도 환장하게 좋은 날씨...
앉아있은 이사람 뻑~갑니다요~
산행기에 기록된 글들을 보니 산고파님이 엄청 흥분했다는 걸 알 수 있구만여~
산여인님이 날아갈까요~?ㅋ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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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저산2012.02.13 12:46 신고
겨울설악 오르는 자체만으로도 좋은데 멋진 조망까지 보여주었으니
답글
딱히 너무좋다~라는 표현밖에는 못하겠네요.
사진으로만 보는 제 가슴이 벌렁벌렁하는데
눈으로 직접보신 산고파님 가슴은 어땠을까요~
바람불고 추운날씨에 수고하신 덕분에 호강하고갑니다.
즐거운시간 되시구요~ -
한참 고참 산사람이 그러더군요 ... 설악은 겨울 설악인데 언제 부턴가 가을설악으로 되었다고 하면서 기회되면 꼭 겨울 서락을 가보라고 ...
답글
역시 깃똥찬 풍경입니다 ~
저런 서락의 풍경을 보고 있으면 누구나 산고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ㅎ
서락 대청의 바람이 드셋다구여 ... 설마 지리산 중청의 바람만 햇을까요 ...
어제 중청에서 칼싸움한 두 검객들하고 같이 했었는데 그분들 후유증이 말이 아니였습니다요 ...
침 꼴가닥 삼키신 분은 콧잔등에 반창고 큰넘 붙이고 있고 ... 또 한분은 양쪽 귀볼이 싯커먹게 덜렁 거리고 ..
(지 컴이 고장나서 그러지 그영광의 상처들 사진으로 몰래 담은거 있답니다.ㅋㅋ)
그 싸움의 흔적들이 머 영광의 상처라나 어쩌나 ... 무용담이 ... 몰골이 말이 아니였당게요 ... ㅋㅋ
신바람난 서락산 모습 정말 죽여 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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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히도록 좋은 날에 설악을 다녀 오셨군요..
답글
1년 365일 중에서 이처럼 좋은 날이 며칠이나 될까요??
사진을 보면서 연신 감탄사를 내 뿜습니다...
2012년 올 한해 산고파님 대박 터뜨릴 것 같습니다만..ㅎㅎ
구경 잘하고 갑니다... -
일단..산고파님은 이런풍경 보셨으니...
답글
약 10년 정도 년령이 낮아 지신것 같으네요....
근데....
갑자기 아랫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하네요 ㅋㅋㅋ
설악은 겨울에 아직 한번도 안가 봤어요
단풍철만 가는 산......이거 생각을 바꿔야 겠어요
칼바람에 맞아도 이런풍경 보시면...웃어야죠 -
우와~~~역시 겨울설악입니다..
답글
산그리메가 꿈틀대며 막 움직이는거 같아요..웅장함이야 말할것도 없고..
산복,술복..거기에 인복까지 있어서 산중에서 극적인 만남도 성사되고.....
그 인복안에 저도 포함시켜주시면 영광이고..ㅎ
그나저나 큰일입니다.
다다음주에 설악산계획있는데,대청의 칼바람에 동해로 날아가 버리면 어쩌죠?? -
겨울 설악의 결정판을 보고 있습니다..
답글
설악은 언제봐도 가슴이 뭉클거리는 결정체!!!
대청에서 맛보는 쾌감보다는 서북릉을 걸을때 반기는 산릉의 모습들이
더욱 맘속의 희열을 느끼게 만들지요..
산고파님!! 저 아름다움을 뒤로하고 어찌 하산할수 있었을까?
부럽기도 하지만 몇번이나 들락거리며 醉 하고 갑니다. -
춘천에서 살고 있는 온리하프 입니다.
답글
안녕하세요?
명성산~각흘산 구경하다가 설악까지 왔습니다.
23일 서북능선을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망서리고 있었는데~
사진을 보니, 않가면 후회될것 같아 가기로 맘 먹었습니다.
춘천에 모친이 계시는군요?
오시면 연락 주세요! 막걸리 한잔 대접해드리겠습니다.
쳥랑님도 오시면 들리라고 했는데, 요즘 이쪽 산행이 뜸~ 하신가 봅니다 -
벌써 주중 한가운데 수요일.. 잘 지내시죠?
답글
궁금한 사항이 있어서.. ㅎㅎ
이번에 산고파님 카메라 잡아보니 상당히 가벼워서 단렌즈를 장착했나 싶었는데..
사진을 보니 화각도 좋고, 줌도 되고, 선예도까지 좋아 궁금해서요..
어떤 렌즈를 쓰시는지, 산에서 렌즈를 바꿔가면서 사진을 찍으시는지?
저는 요즘 광각(10~26)을 물려 다니는데
가끔 줌이 아쉽지만 렌즈 바꾸기도 귀찮고, 무게도 부담되고 해서..
혹시 비법이 있으면 한 수 부탁드려도 될런지요...? [비밀댓글] -
무신 비밀이 이리도 많당가여~?ㅋㅎㅎ
답글
아~겨울 눈을 더 보고파서리 다시금 들여다봅니다요~
겨울이가 좀 더 머물러야 하는데... -
조망이 하도 좋아서 설악의 산세가 낱낱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답글
피곤하실 만한테 좋은 풍경 보시고 오셔서 정말 하나도 피곤하시지 않으셨을 듯 합니다.
설악의 멋진 산세와 사진에 침 흘리고 봤습니다....(ㅋ)(ㅋ)(ㅋ) -
설악산의 이름에 지은이가 굳이 눈 雪자를 맨 앞에 앉혀놓은 의미를 알겠네요.
답글
바람이야 산고파님 정상석 끌어안은 자태로 보아야 느낄 수 있겠지만.
산복, 술복에 날씨복을 추가해서 복많으신걸로 생각됩니다. ㅎㅎ
점봉산의 태가 참 점잖아 보이는군요.
눈에 덮인 산그리메 넘실넘실....풍수하시는 분들은 용이라 하는 뜻도 알듯모를듯 하구요.
산길에서 우연하게 지인을 만나시는 행복도 하나 추가해야 겠군요.
열심이신 분들은 통하였느니라....하는가 봅니다. ㅎㅎ
몇 달 먼산은 꿈도 못꾸고 지내는 저는 잘 다니지도 못하는 산길이지만 그림만 봐도 벌렁벌렁 하네요.
백두대간의 웅장함과 동해바다까지 얻어 보다보니 그저 '참 좋네' 라고만 감탄하고 갑니다.
두어 달 사이에 엄청 많은 걸음 하셨군요.
시간 날 때 와서 꼼꼼히 읽어볼랍니다.
아휴~~ 설악산만 봐도 배가 부르네요.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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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리 멋진 풍경에 어찌 반하지 않을수가 있겠습니까?
답글
그멋에 그맛에 산을 오르는건 아닌지 ?하는생각또한 들게 합니다만
설악은 다시봐도 참으로 감탄하지 않을수가 없단 생각이 듭니다.
특히 겨울의 저~풍경에
가보구 싶지만 겨울은 정말 엄두를 낼수가 없는데
참 대단하십니다.산고파님은...
그 바람만 생각해도 전 무서운데 말입니다. -
지루했던 산길 ...역설법 인지도 모르고 ^^* 설악산 참으로 훌륭한 것 같습니다. 용맹한 숫컷 같은데요.전 부드러운 산길만 다녀서요 설악에 한번 들어봐야겠습니다. 아름다운 풍경 잘 보았습니다
답글 -
겨울 설악은 미답인지라 올겨울에 서북능과 공룡종주를 1박2일로 계획했었는데
답글
이리저리 밀리다 산방때문에 결국은 무산되고
산고파님의 멋진 그림으로 아쉬움을 달래네요...(^^)*
덕분에 눈과 마음이 정화되어(~)(~)(~)-
산고파2012.03.07 07:56
어쩌다 불현듯 가게 되는 것이 설악인듯 합니다.
저도 이날 새벽에 차를 몰고 오갔으니요...
경방기간이 시작되었다니 더욱 그리워지는 설악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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