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 북한산 둘레길(안골~우이동)
날좋은 토요일 일을 마치고 아이와 서울 등축제를 구경하러 갑니다.
빽빽한 사람들 틈에서 답답하게 걷다보니 한적한 산길이 어찌나 그립던지요.
다음날,,,아침부터 비가 옵니다.
계획한 산길은 있지만 멀리가서 비맞을 필요있나 싶어 북한산 둘레길을 거닐어 보려고 합니다.
둘레길,,,평소 무시를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다리힘 없을때 찾아 가는 곳이라 생각했었지요.
막상 걸어보니 정성스럽게 만든길이고 좋은 길이었습니다. 물론 다리힘도 적잖이 필요했구요
넓은 길이라 우산쓰고 걷기에는 딱이었습니다.
비오는 날이면 북한산 둘레길로 가야겠습니다.
안골에서 원각사쪽으로 갈까 하다가 화장실이 급해서 반대쪽으로 가기로 하고 되돌아 갑니다. ㅎ
애인과 손잡고 걸어야 할 길인가 봅니다. 전 한손엔 우산 한손엔 카메라를 들어 남는 손이 없군요,,,-.-;
집에서 가까운 안골길을 시작으로 합니다. 한바퀴 돌아 제자리로 오면 되니 아무곳에서 시작하여도 되겠습니다.
직동 축구장에 가니 비가 오는데도 개의치 않습니다. 하기사 이분들도 이날을 기다려 왔겠지요.
직동공원 산책로
아직 의정부 예술의 전당뒤 단풍이 이쁩니다.
천상병시인이 의정부 출신이라 소풍길이라 이름붙여 놓았습니다.
당신의 시에서 이 세상에 소풍왔다가 하늘로 되돌아 간다 했지요.
회룡골
어느 집의 김장용 배추가 되겠네요
다음은 보루길입니다.
예전 사패산의 보루를 지나기에 보루길이란 이름을 붙였나 봅니다.
원심사를 지나서 얼마간 걸으니
사패산 터널이 가까운 100번 서울 외곽순환 고속도로 아래를 지나게 됩니다.
비오는날 막걸리 먹고 가기 딱 좋은 곳이네요,,,옆으로 급조된 계곡이 흐르구요
단풍이 이쁜 원각사를 지나게 되구요
말씀드린대로 비오는날 우산쓰고 다니기 좋은 길입니다.
떨어진 낙엽위로 길을 내어 물이 내려오고 있습니다.
스무살 가까이에 이곳에서 외국인들과 19박 20일짜리 캠프를 했지요...이름도 거창한 인터내셔널 피스 캠프,,,ㅎ
둘레길은 다락원길을 지나 도봉옛길로 이어집니다.
자운봉을 가리키는 이정목을 지나 아래로 내려섭니다.
도봉 탐방 지원센터에 가까와지니 날이 궂은대도 많은 분들이 올라오시더군요
아직 남아 있는 단풍도 이쁘지만 바닥에 떨어진 단풍색도 참 곱습니다.
둘레길은 오른쪽으로 이어지지만...몸은 젖어 있고 배도 고프고 일단은 어디 들어가서 뭐좀 먹어야 겠습니다.
누군가의 일상입니다.
호객하는 아주머니가 따뜻한 난로옆 자리가 있다고 해서 들어가 해물파전하나 시켜놓고 막걸리 두병을 해치웁니다.
막걸리 취기에 흐느적 거리며 길을 이어갑니다. 보기가 좀 그런가요? ㅎ
비도 그쳤기에 애인손을 꼭잡고 걸어 갑니다.
무수골을 지나 방학동길로 접어 듭니다.
그새 날이 개어 파란하늘에 도봉산이 보입니다.
조망 답답한 둘레길에 오아시스 같은 쌍둥이 조망대가 세워져 있습니다. 홍천 매화산 근처의 숭실대라는 곳이 생각나는 군요
도봉산도 보구요
까치발로 삼각산도 보구요
맞은편 수락산
우이암과 상장능선
헷세의 시를 읽다보니 울컥해집니다.
변화하고 없어지는 것 외에는 영원한 것은 이 세상에 없답니다.
그저 끈기 있게 매달려 있어야 된답니다.
뻔한 이야기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는건 막걸리 탓이겠지요...
불암산
세종의 따님되신다지요...세조의 누이가 되고 단종의 고모가 되는 건가요?
연산군 묘,,,무오사화 갑자사화,,,유자광,,임사홍,,중종반정,인수대비,,,장녹수,,,참 많은 이야기꺼리를 만들어준 조선의 10대 왕입니다.
사실 모범생들은 공부말곤 이야기 꺼리가 없지요
덕분에 김처선이 나오는 "왕의 남자"도 만들어졌구요
조여정이 주연한 후궁도 큰어머니와 사통했다는 연산군에 모티브를 얻었지 싶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왕실의 묘역길을 지나게 됩니다.
얼마지 않아 우이동 버스 종점이 보여지구요 오늘은 이쯤하자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