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5 지리산(화엄사~반선)
이맘때면 불현듯 지리산을 가보고 싶어진다.
지리산보다 걷기좋은 산길이야 주변에 즐비하지만 딱히 설명하지 못할 큰산이 주는 호흡이 있다.
주중에 대기하여 용산발 구례구행 표한장을 구하고,,,
늘 그렇듯이 멍하니 어두운 창밖을 바라보니 온갖 잡생각이 몰려온다.
작년엔 구례구역 앞에서 성삼재로 바로가는 버스를 탔었는데 올핸 예전처럼 구례터미널을 경유한다.
짐작컨데 택시기사님들의 원성이 자자했으리라,,,
구례터미널까지 천원을 지불하고 버스는 3시 50분에 화엄사를 경유하여 성삼재로 간단다.
자동매표기로 화엄사(1600원)를 매표하고 터미널내 식당에서 김밥두줄 포장하고,,,
화엄사 입구엔 나포함 두명이 내린다.
랜턴도 신통치 않고 꺼내기도 귀찮고,,,함께내린 분을 저멀리 앞세우고 화엄사로 다가간다. 길옆으론 어둠속 계곡물 소리가 우렁차고,,,
화엄사옆 카페에서 김밥과 맥주를 먹고 있는데 옆의자에 모자가 보인다. 먼저간 산님이 두고 갔구나 생각하며 챙기고,,,
커다란 문수보살 입상이 세워져있는 연기암에 가니 날이 밝아지고,,,
연기암에서 바라보는 월령봉자락
날이 새도 어두운 화엄사계곡을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니 앞서간 산님이 계곡옆에서 쉬고 있고,,,모자 두고 가셨지요? 말하며 모자를 건네는데 자신것이
아니라고,,,ㅎ 이런,,, -.-;;
함께 오른 산님은 무척 여유롭고 자유로와 보이고,,,나도 그랬음 좋겠다 싶고,,,
화엄사계곡 상류
성삼재에서 오를땐 아무생각없이 스쳐지나간 무넹기는 오늘은 화엄사에서 오름해보니 무척이나 반갑네,,,
화엄사에선 별이 총총하던데 지리주능은 안개인지 구름인지,,,
어느 연인들 맨몸으로 노고단고개 오르는 모습이 내심 부럽고,,,
노고단고개에 도착하니 8시가 얼마간 넘어서 있고,,,간만에 노고단에 올라볼까 현장 예약을 하고 캔맥주하나 홀짝이고 있다보니 내이름을 부른다.
청랑님 말씀이 둥근이질풀인지 세잎쥐손이인지는 전문가도 꽃만 보고는 어렵다지
원추리
노고단 정상은 그저 바람뿐
원추리가 이리휘청 저리휘청
반야봉이 어디매뇨 섬진강이 어디매뇨,,,그저 내삶 이시간에 나 여기있소,,,
다들 그러길래 나도 한장 담아주소
역시나 노고단 주변엔 이맘때 여러 들꽃들이 산객을 유혹하고,,,
무리지어 이리저리 휘청거렸던 노고단의 원추리들
노고단의 산씨
기린초와 둥근이질풀
범꼬리
커다란 어수리? 한송이 화려하게 피어 있었고,,,
피아골삼거리로 가는길 말나리
모시대
이맘때 지리는 일월비비추 세상
큰까치수염도 무리지어 눈길을 끌고,,,비는 내리지 않는데 바람이 불어 나무위 물방울들이 후두둑 떨어져 내리고,,,
조망을 기대하긴 힘들겠다 싶어 반야봉은 패스하고 삼도봉은 스쳐지나고,,,
지친상태로 거꾸로 오를땐 죽음이겠다 싶은 삼도봉에서의 긴계단을 내려서니 화개재
화개재의 원추리도 아름답고,,, 작년엔 조망이 좋아 능선을 버리기 힘들어 내려서질 못했는데,,,오늘은 미련없어라,,,
뱀사골 상류
시원한 물줄기가 맘도 시원하게 만들고,,,
명불허전 뱀사골,,,탄성이 절로나는 담과 소가 연이어 진다.
단풍나무도 적지않아 가을날 많은 분들 뱀사골을 찾는 이유도 알것 같고,,,
지금껏 그리 많은 산과 계곡을 찾은건 아니지만,,,일등을 주어도 손색이 없을것 같은 뱀사골 계곡이었다.
반선,,,이런 계곡길을 옆에 두고 산다면 누구든 반은 신선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화개재에서 반선까지는 9k가 넘는길,,,수려한 계곡길도 막판엔 이젠 그만,,,ㅎ
반선을 1K 남기고 계곡에 들어가 하루 흘린 땀을 씻어내고,,,
공원입구에서 물길따라 조금더 걸어나오면 마트에서 표를 파는 뱀사골터미널이 있다.
계획대로 적당한 시간에 내려왔고 인월버스터미널(063-636-2000)에 전화를 걸어 4시 25분발 동서울행 버스표가 있는지 물어보고
3시 50분발 남원행 버스를 타고 인월에서 내린다.(인월까지 20여분 걸리고 버스비는 1900원)
백무동에서 떠난 버스는 25분 뒤에 인월터미널에 도착하고 함양에 들려 5시에 출발한다.
불현듯 생각나고 그리워져 오게되는 지리산길,,,다음엔 어느 산길을 찾게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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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날씨가 조금 좋았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계곡이 꽤 긴가보죠?
시원한 계곡이 참 좋아 보입니다~
야생화의 천국 지리산을 기회가 되면 산고피님으 발자취를 따라 걷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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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사골.. 이렇게 훌쩍 다녀오는 방법도 있네요..
답글
매번 산악회로만 다니게 되니..
늘 좋은 걸음길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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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걷는 지리산...
답글
화엄사에서 코박고 코재까지...그 길이 제일 힘든데
역시 가볍게 올랐네요~~ㅎㅎ
길고도 긴 뱀사골...
중간에 서너번쯤 들어가고 싶은 유혹
걸음한 그 길이 참 이쁩니다~~^^ -
운해 가득한 노고단에 여름꽃들이 만발했네요.
답글
날씨가 좋지 못해도 큰 산이 주는 감동을
충분히 느끼고 오신 듯 싶어요.
지리산을 저도 무척 좋아하는데
지금은 바람꽃이 핀 설악산이 더 땡기네요....(ㅎㅎ) -
불법으로 징수하는 천은사통행료가 늘 아까웠는데.. 산이 고프신 분은 화엄사에서 출발하는 것이 맞아요~ ㅎㅎ
답글
저도 딱 한번 화엄사에서 올라봤는데, 수차례 지나쳤던 무넹기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지요.
살루트도 너무 자주 드시면 맛있는 줄 모르니까 그래서 제가 일부러 질질 끄는 것이라 생각해 주세요~ ㅋㅋ
저는 성삼재에서부터 2박3일 아주 널널한 종주를 꿈꾸고 있답니다. 조만간 행해 볼 생각이고요~~ -
지리산을 이렇게 손쉽게 다녀오시다니 부럽습니다.
답글
몇 년간, 그져 바라보고만 있었던 지리능선을 가보려고 어렵사리 대피소 예약해 놓았습니다.
처음인지라 가슴이 마구 설레이네요!
벼르고 벼르던 곳이라 3박4일 힐링하러 갑니다.
산고파님은 경혐이 많으시니~
초짜한테 한 수 가리켜줄만한 것이 없을까요? ㅎ~ -
지리산엔 이런 마력이 숨어 있는듯
답글
산 사람들을 계절과 관계 없이 흡입하는 그런 힘...............................
오랫만에 노고단 정상석을 보네요 ㅎㅎㅎㅎㅎㅎ -
젊은시절 화엄사에서 올라보았는데
답글
난 하루종일 올라서 노고단대피소에서
하루를 묵은기억이 있습니다.
노란원추리와 일월비비추가
지금 지리산을 물들이는때군요.
멋집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당일산행 반깁니다
답글
이런 식이면 어디도 한걸음에 다녀올수 있겠네요
무박으로 출발하여 하산시 편하게 할려는 마음가짐 좋고요
욕심내지 않고 구석구석 야금야금 느낄려는 자세 볻받을만 하지요
저는 보리산 다녀온 후유증으로 어찌 몸이 시원치 않습니다
넘어진 것이 많이 결리네요 다 업보라
이번주는 쉬었고 다음주도 불투명하게 됩습니다
산고파님은 불철주야 끈기있네요 부러워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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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도 반야봉~뱀사골산행을 지지난주 사정상 계획을 취소하고 여름산행을 가리라 맘먹고 있는데, 산고파님께서 다녀오셨네요.
답글
성삼재에서 출발할까 했는데, 화엄사에서 여유있게 출발,녹단정상도 들려 올수있네요.
참, 반야봉,묘향암,이끼폭포로 진행할까 하는데, 가능 하겠지요.
님의 산행기로 즐감하는 점심시간을 보냈답니다. 수고 많이 하셨음니다. ^*^ -
한 글자도 빼지 않고 읽으니 이날 산고파님의 맘을 알 것 같습니다.
답글
근디 지리산이 원산지인 지리터리꽃은 왜 안 담았소~?
원추리보다 더 존디...ㅋㅎㅎ
산고파님~ 애쓰셨어여~
지리는 역시 지리여~ -
불현듯 저도 지리산이 가고 싶어집니다. 천왕봉도 가고 싶고,, 반야봉도 가고 싶고,,
답글
안개속 노고단의 원추리와 비비추가 장관입니다.
노고단 개방시간이 9시가 지나야 하니,, 일찍 가야하는 사람에게는 아쉽기도 하고,, 일출과 함께 보는 꽃밭이 더 좋은데,,
뱀사골계곡, 예전에도 길게 느껴졌는데,,지금은 더 하겠다 싶기도 하고,,
마지막 장마비가 아침부터 시원스럽게 내립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
산고파님이 지리를 들어가셨군요
답글
아직 화엄사를 가보질 못했는데 산고파님이 그린 코스를 따라 한번쯤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리에 많은 꽃 들이 피어 있어 눈이 호강하셨을 듯...ㅎ
산고파님 사진이 예전 보다 훨씬 보기 좋은게 역시 앵글 연륜은 속이지 못 하는것 같습니다..
좋은 구경 잘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와 인사 나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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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고파2015.08.26 09:37
누구신가 했어요,,,
도원님 반갑구요~
이곳에선 반야님으로 불러 드려야 되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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