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2 오대산 (동대산-두로봉)
덥다. 이렇게 더운데 산행할수 있을까?
평제산방의 람보님처럼 이렇게 더울땐 스킨스쿠버를 한다던가 좀 럭셔리하게 살아봐야 하는데
돈도 없거니와 배운게 산밖에 없으니 이거야 원~
주말날씨를 보니 중부지방은 비 충청이남은 안온단다. 예전같음 비안오는 아랫지방을 찾아 내려 가겠지만
비가 그립다. 칼리토님과 백석산 오름길에 맞던 그 비가 그립다.
반바지 차림에 시원하게 산행할수 있는 곳이 어디 없을까?
머리를 굴려 생각해 낸곳이 국립공원 오대산,,,
2010년 겨울에 어느 산악회에서 진고개에서 비로봉까지 오대산 종주를 한다고 하여 한자리를 맡았다.
눈이 적잖은날 진고개에서 동대산까지는 앞사람 발자국따라서 올랐는데 두로봉까지는 러셀이 전혀 안되어 있어
동피골로 내려서 비로봉 상왕봉을 돌아 내려섰었다.
그려,,,오늘 동대산에서 두로봉 길을 걷자
폼나게 오대산 종주란 이름으로 비로봉까지 가봐?
맘으로야 뭔들 못하겠냐만은~
진부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상원사행 8시 30분차를 탔으면 좋으련만 수도권 대중교통으로 그 시간에 맞출수는 없는거 같다.
의정부터미널에서 5시 50분에 출발하는 태백행 버스를 타고 원주에서 내리고 주변을 서성대다가 7시 45분에 떠나는 강릉행 버스를 탄다.
진부터미널에 내리니 9시 10분쯤,,,터미널 맞은편 춘천식당에 들어가서 소머리국밥 한그릇 부지런히 먹고,,,오늘이 중복이라지? 소머리국밥이면 훌륭하네,,,
9시 40분에 출발하는 상원사행 버스에 올라타 동피골까지 간다하니 2500원인가 찍는다. 이버스가 좋은게 월정사 들어가는 매표소를 통과하는데 그냥 쑥 지나간다.
난 몇천원 뜯기겠다 싶어 주머니를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선재길로 북적거리는 월정사를 지나서 동피골 주차장 근처에서 내린다. 버스 정류장 이름은 "야영장" 이더라
상원사 방향으로 얼마간 오름하니 동대산 들머리에 다다르고
산행시작이 10시 20분쯤이니 아무래도 상왕봉 비로봉까지는 힘들겠다 싶다. 시간은 핑계고 체력은 될랑가? ㅎ
눈많은날 내려와서 그런가? 함 와봤던 곳인가 의심스럽다.
누구는 산길이 거기서 거기라 하겠지만 오래댕기다 보면 막국수집마다 그맛이 다르듯이 산길마다 미묘한 차이를 느낄수 있다.
병조희풀이 먼저 반기고,,,
물기먹은 숲길은 늘 싱그럽다.
풀솜대 결실은 이렇게 생겼나 보네,,,꽃본게 엊그젠데 벌써 결실이라니,,,늘 탄식하지만 시간 참~이다.
단풍취도 꽃대를 올리고 꽃을 피울준비를 하고 있고,,
후다닥 소리를 내면서 멧선생 한마리 뛰쳐 나간다. 미안하게 되었구만~
어느 오름이 쉽겠는가? 땀으로 상의는 젖은지 오래고,,,
들꽃 버섯들과 눈마주침하며 한발 한발 내딛는게 이토록 잼없는 산행의 전부라 하겠다.
여기 말나리는 핑크빛보다는 감색에 가깝고
어느덧 능선에 접어드니 서늘한 구름이 몸을 감싸고 간간이 바람이 불어오고,,,이거 거든~
동자꽃
나비나물이라 하던가? 예전에 청랑 들꽃 스승님에게 배웠는데 가물가물,,,
맞어~모싯대가 올라올때가 되었어~
진고개에서 올라오는 대간길과 만나고
이내 동대산 정상에 선다.
2010년 겨울,,,정말이지 시간 차아암~이다.
노루오줌이 숲을 환하게 만들고,,,
물기먹은 모싯대는 어떠한가?
언제 간다냐~ 하지만 늘 그랬지만 가 지더라는~
여기도 N자형 나무가 있네
이사진이 뭔고 하니,,,숨은 그림 찾기 입니다. 찾으셨나요?
정답은 올빼미입니다. 산에 다니면서 여러 동물들을 만났지만,,,뭐랄까 기품이랄까 아우라 라고 해야하나?
눈을 마주치고 있는데 묘한 기분이 전해져 오더라구요,,,첫눈에 반한다는게 이런 건가요? 동물원에서 보는 그 느낌하고는 전혀 달랐습니다.
좀더 가까이 보고파서 한발짝 더 다가서니 떠나 가더라구요~
다시 진도 나가야죠~
아~ 이건 또 뭐랍니까? 중복에 눈이 온건가요?
이 구간 사진으로 본적은 있지만 이런 근사한 차돌무리가 있을 줄이야
그 이름 한번 잘 지었습니다.
누군가에겐 좋은 쉼터가 될듯 싶구요
나무가 나무 의자에 앉은 건가요? 굶주린 뱀이 먹이를 삼키고 있나요?
묘하게 생긴 나무들도 볼꺼리 입니다.
참취도 꽃을 피웠구요
두메고들빼기
우리 함께 살아요
등로 옆으론 구름이 가라앉아 운해가 생겼는데 이눔의 산길 조망 시원하게 트이는 곳이 있어야지요
아쉬운 마음에 비집고 들어가 보는데~
한참 내려 가는데 진행할 앞산은 점점 더 우람해 보입니다. 저길 언제 올라간다냐? ㅎ
다 내려왔다 봅니다. 신선목이라 이름 붙여져 있구요,,,이후엔 예상대로 살짝 긴 오름이 기다리고 있었구요
막판 조바심까지 느끼며 힘겹게 오른 두로봉 정상의 모습은 좀 허탈하더군요
이곳이 대간길이다 알려주고 있었구요...휴대폰을 꺼내서 시간을 보니 정각 3시,,,앞으로 상원사까지는 거의 8키로,,,막차시간은 5시 20분에 있구요
많이 서둘러야 겠다고 생각을 하고 두로령으로 부지런히 내려섭니다.
산길로 따지자면 두로령이 대간길인가요? 작은 정상석 하나 두로봉에 두는게 더 나아 보이네요~
내면으로 향하는 임도길 10K는 사양하렵니다. ㅎ
시간에 쫓겨 임도길을 부지런히 내려섭니다. 기어 5단 풀가동하였지요,,,아직 기어 6단 뛸상황은 아닙니다.
오늘 첨으로 보게되는 사람들의 모습이 반갑구요
끝이 보입니다. 막판 서둘러 막차시간 30분전에 내려설수 있었구요,,,앱을 보니 17키로 정도 되는 산길이군요,,,6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좀 불편하긴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산길도 재미있습니다. 막차를 놓치면 어쩌지?하는 스릴도 맛볼수 있구요~
진부버스터미널에서 월정사행과 상원사행이 따로 있습니다. 물론 상원사행은 월정사를 경유하지요
버스를 기다리면서,,,이곳은 언제 다시 오게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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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만 되면 역시나 비는 내리고,
답글
산꾼들에게는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죠..
이곳은 비가 적게 내렸나 봅니다.
녹색의 색채가 보는 눈을 시원하게 합니다.
수고 하셨네요.. -
거...두로봉 금줄 넘어 20m만 가면 자그마한 정상석이 있는데...그냥 왔네요~~~ㅎㅎ
답글
뭐 조망은 없지만 돌땡이 하나 수집하는건데...
더운날 고생했습니다.
난 그 아래쪽 미천골에 있었는데~~~^^ -
고파님 산행기의 시작과 끝은 늘 비슷비슷한데.. 국밥 한그릇... 막차시간 맞추기.. 등등 ㅋㅋ
답글
영화도 항상 그렇죠? 권선징악~~ ㅎㅎ
그 틀 안에서 벌어지고 보여지는 상황이 뻔하지만 앞으로 벌어질 상황이 괜히 기대가 되고, 내가 겪어 본 것도 있고, 아니면 해보고 싶은 것도 있고 그러네요~
저는 바쁜일 정리되면 지리산 한 번 들어가려구요~ 오랫만에 종주를 한번 하던가~~^^ -
국립공원 중에서 제일 볼거없는 오대산
답글
오대산서도 제일 볼거없는 구간
아 진짜!
그 먼데까지 뭐러 가셨데요 그래
편안히 쉬는 멧돼지 쫓으러
어느 산에나 있는 모 하나 특별할거 없는 꽃 식물들 찍으러
오대산 국립공원 이정정표 찍으러 ㅎ
그냥 딱 산고파님답습니다 ㅎㅎ
8월 중에 하루 시간 주세요
최고예요~~~~ㅎ-
산고파2017.07.25 16:53
ㅎㅎ 선수들끼리 왜 그러세요
안가본길 궁금했고...바위도 없는 것이
저에게 딱맞는 산길이었구요
처음 마주친 야생 올빼미는 감동이었습니다.
뭘하든 가는 하루잖아요
어디든 암생각없이 걸을수 있는 산길이 제일이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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