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 거창 수도산
몇주전 대학동기와 산행을 함께 하기로 약속을 잡은 날인데
몇번 이용했던 서울M산악회에 군침도는 산행공지가 보인다.
결국 친구와의 약속은 뒷전으로 밀리고 내 산욕심을 채우러 간다.
경남 거창과 경북 김천의 경계를 지나는 수도산
예전부터 수도 가야 종주길을 걸어보고 싶었는데 쉽사리 기회가 닿지않아
수도산만 먼저 가보기로 한다.
오늘의 들머리인 거창군 가북면 중촌리 심방마을에 11시쯤 도착,,,대략 6시간의 산행시간이 주어졌다.
이곳에서 양각지맥 흰대미산을 올라 양각산 시코봉 수도산지나 다시 심방마을로 원점회귀하는 산행코스다.
이코스가 아쉬운 것은 날머리에 먹거리가 없다는거,,,오늘은 그 아쉬움이 더 했더라는,,,
흰덤이산을 향해 가파르게 올리면서 잠시 뒤돌아 보니 내 뒤에 따라 오시는 분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다시금 뒤돌아 찬찬이 그 모습을 바라보니 오래된 산우 청랑님이 아니던가,,,순간 반갑고 죄송한 마음이 찾아들고,,,
비슷한 일상을 반복하며 그리고 그리 먼 곳에 계신분도 아닌데 연락도 못드리다가 이렇게 우연히 산길에서 뵙게 되었으니,,,
흰덤이산 오름길 조망을 즐기시는 청랑님,,,나는 한량에 가까운 산쟁이라면 이분은 학자에 가까운 산꾼이라 하겠다.
이분의 산행기록을 한번이라도 접하신 분이라면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싶다.
가운데 뾰족한 산이 양각지맥이 지나는 보해산과 금귀봉이고 그 사이로 산청 황매산이 아스라이 보여진다.
앞쪽 능선은 우두산 의상봉 장군봉으로 이어진 능선이고 뒷줄은 비계산과 두무산 오도산으로 이어진 능선이 반갑다.
게다가 지리산 천왕봉이 이렇게 보여지니 복받은 날이라 하겠다.
남덕유산에서 삿갓봉 무룡산으로 이어가는 덕유주능은 시원스레 펼쳐지고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덕유산 주능
왼쪽으로 살짝 눈을 돌리면 진양기맥상의 기백산과 금원산 월봉산이 한줄을 그리고
천왕봉에서 반야봉까지 지리산 주능
흰덤이산에 오른다.
청랑님은 주변 산줄기들 담으시느라 여념이 없어 보이고,,,이분은 정말이지 박식한 분이다. 아는것도 대강 아시는 걸로 그치지 않는다.
아는만큼 보인다 하지 않았나,,, 같은 산길을 걸어도 앎의 차이로 내 기록은 어찌나 부실하던지,,,내눈은 까막눈이로구나~
대간길 삼봉산과 대덕산,,,수도지맥은 초점산 근처에서 분기를 한다고,,,
흰덤이산에서 바라보는 양각산,,,양쪽으로 뿔모양이,,,
민주지산에서 지난주 갔었던 황악산으로 이어지는 대간길
맞은편으론 우람한 단지봉이 서있어 침을 삼키게 만든다.
양각산에 다가서고
덕유산 중봉과 향적봉 그리고 스키 슬로프
삼봉산
양각산 오름길 지도상 물고기모양 바위
멀리 황매산과 감악산(945) 그리고 지리산
지나온 흰덤이산
더도말고 덜도말고 오늘만 같아라,,,하기사 사람맘 간사하여 눈이 있었음 더 좋았겠다 싶지만서도,,,
단지봉과 좌일곡령 사이로 가야산 머리가 보이길 시작하고
양각산 우봉엔 단지봉을 배경으로 깔끔한 표지석이 자릴잡고 있고,,,
청랑님이 담아준 내 모습
시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대간길 초점산에서 분기하는 수도지맥은 시코봉지나 수도산과 만난단다.
어딜봐도 수려한 산줄기들,,,좋은날에 이곳에 서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뭣보다 오래된 산우 청랑님을 다시금 뵐수 있어서 더할나위 없이 좋은 날이었다.
서로의 모습을 담아주고
단지봉을 배경으로,,,
시코봉으로
덕유산과 빼재 삼봉산 대덕산으로 이어가는 대간길에 다시금 눈길을 주고
양각산의 뒷모습,,,여기가 앞모습인가? ㅎ
오늘 산행일정에 없어서 그런가,,,욕심나는 단지봉
시코봉 오름길은 길지 않지만 수려한 암릉이 한동안 이어지고
지나온 암릉을 뒤돌아 보고
시코봉엔 먹음직스러운 거창 포도 한송이 싱싱하고,,,ㅎ
청랑님 말씀이 이곳에서 양각지맥이 분기한다고 하신다.
유별난 KM-53 반달가슴곰 덕분에 더 유명해 졌다는 수도산,,,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첨왔을때 단지봉에 꿀단지를 묻어 놨을까,,,ㅎ
우와~ 이제사 가야산이 그 모습을 제대로 드러내고
수도산 단지봉 좌일곡령 두리봉 가야산으로 이어가는 수려한 산줄기에 군침이 절로 돈다.
깊게 패인 골짜기도 아름답고
수도산 서봉과 동봉
드뎌 수도산에 오른다.
청랑님 덕분에 멋지게 인증하고
끊임없는 산사랑 들꽃사랑 청랑님
역시나 지나온 산길은 뿌듯하고,,,아니가본 산길은 궁금해지고,,,
기다려라 단지봉,,,언제고 갈터이다.
수도산을 내려서며 마지막 눈길을 준다.
가야산에도
이후에는 부지런히 내린다. 청랑님 발걸음 따르기 힘들어 먼저 내려가시라 하고,,,
단지봉이 아쉽지만 오늘의 능선길은 여기까지다.
불석계곡
흙길은 시멘트길로 바뀌어 한동안 내려서니 시작한 곳으로 되돌아 오게 된다.
날머리에 먹거리가 없어 아쉬웠지만 청랑님과의 해후를 이렇게 끝낼수 있나
연신내역 근처에서 연거푸 술잔을 기울이며 반가운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