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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 지리산(백무동-중산리)

산고파 2018. 7. 29. 07:10

지난주 덕유산에서 시원하게 산행을 하고는 이렇게 더울땐 높은산으로 가는게 맞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초에 무박으로 지리산을 가는 모 산악회에 한자리를 부탁한다.

일 마치고 부지런 떨어 버스에 올라타고 이곳 저곳을 경유하여 버스는 지리산 가는 산객들로 가득 찬다.

역시나 지리산은 인기가 좋구나 싶었는데,,,산객 모집이 안되어 4개 산악회가 연합이 되어 함께 떠나는 모양이다.

대피소에서 1박하면서 종주를 하시는 분도 계시고 무박으로 종주를 하시는 분도 있으시고,,,

더불어 숙박대장도 있고 무박대장도 한차에 있으니 산행설명도 나누어 해야하고,,,

아예 기대도 안했지만 복잡한 버스 안에서 잠시 눈붙이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떠나기전 먹은 음식에 배탈이 났는지 백무동에 내리지마자 화장실을 오가며 속을 온통 비워내고 나니 

어찌 저 높은 지리산을 넘어갈지 한숨이 절로 난다.

원래 계획은 한신계곡으로 세석을 올라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내려서야지 맘먹고 왔는데

그나마 짧은 참샘경유 장터목대피소로  가기로 한다.

 

 

장터목 산장을 1.3K 앞두고,,,,컨디션이 얼마나 안좋은지 뒤돌아 내려가 동서울로 가는 버스를 타야하나 싶은 생각이 여러번 들었다.

우리팀에 성삼재에서 내려 종주하는 분이 두분있어 시간은 많이 있어 쉬엄쉬엄 간다고 하지만 어쩌면 이렇게 힘겨울수가 있나,,,

 

 

 

등로주변에 모싯대와 일월비비추가 한참 이쁘게 피어 있고

 

 

 

조망없는 숲,,,그저 묵묵하게 오름하는 것 외엔 할일이 없다.

 

 

 

 

 

 

 

일월비비추

 

 

 

모싯대

 

 

 

아고 힘들어 못가겠다,,,너른 바위에 누워 버리고,,,한숨 자지도 못하고 어찌 이곳에 왔을까 후회가 밀려오고,,,

샌드위치 한조각 입에 넣어 보지만 입맛 없어 쉽게 넘어 가지도 않고,,,

 

 

 

어쩌겠냐 그래도 가야지 이길을

 

 

 

큰까치수염들의 칼군무를 신기한듯 바라보고

 

 

 

동자꽃 한무리도 가득피어 지친 산객을 반겨준다.

 

 

 

물기먹은 산수국은 싱그럽고

 

 

 

그 흔한 미역줄나무꽃도 지리산이라 달리 보인다.

 

 

 

산수국

 

 

 

참취꽃

 

 

 

드뎌 백무동대피소,,,무려 거의 5시간이 걸렸다. 어느해 겨울 탐방이 통제되었을때 오른 장터목도 이렇게 힘겹지는 않았다.

 

 

 

바위 한켠에 앉아 지나가는 바람을 마주한다. 구름이 지나가는 자리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

 

 

 

늘 그자리에

 

 

 

나도 늘 그자리에 있길 바란다.

 

 

 

장터목 대피소

 

 

 

세석으로 가신는 분들,,,,오늘은 시원한 연하선경의 풍경은 보기 힘드실듯 싶지만 시원하게 거니는 맛은 좋으실듯,,,

 

 

 

경상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뱉어내는 부산경남에서 오신 산악회는 단체사진을 찍고 있는데

대장이신 분이 우리가~를 외치니 다른분들은 남이가~를 외친다. 

 

 

 

오늘 천왕봉은 보이는 것도 없겠거니와 무엇보다 오늘은 힘들어서 못가겠다 싶어,,,음수대에서 물보충하여 중산리로 내려서기로 한다.

 

 

 

이길은 처음이라 궁금하기도 하고,,,

 

 

 

말나리

 

 

 

 

 

 

 

산수국은 토양에 따라서 꽃잎색이 다르다 하더니만 이 친구는 연한 핑크색을 띈다.

 

 

 

병조희풀

 

 

 

산수국은 원없이 보고 온듯 싶고,,,

 

 

 

꿀단지인가 보다.

 

 

 

노루오줌

 

 

 

아이들이 찰흙으로 빚어 놓은듯한 신기한 바위도 보이고,,,

 

 

 

 

 

 

 

유암폭포로 내려서니 우리가 남이가 팀들이 몸을 식히고 있고

 

 

 

 

 

 

 

 

 

 

 

난 이곳에서 몸을 식힌다.

 

 

 

지리산 어느 오름과 어느 내림이 쉽겠는가,,,지루하게 걸어서 법계사에서 내리는 길을 만나고,,,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싶어 이곳에서 한참 쉼한다.

 

 

 

산행을 마무리 하고,,,시원한 쏘맥한잔 하니 입맛은 돌아오고 언제 힘들었나 싶은 생각이 들고,,,ㅎ

 

 

 

한잔 먹고 있자니 거의 퍼붓는 수준인 소나기가 한동안 내리고,,,

이 식당은 중산리 안내소 맞은편에 있는데 샤워시설이 잘되어 있어 뜨거운 물도 나온다. 

음식맛도 괜찮으니 지리산에서 내려오시어 함 들려보셔도 좋을듯 싶다.

 

 

 

바로 옆엔 순두류로 가는 셔틀버스가 두대 서있다. 이 버스를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쉽게 천왕봉을 오르겠다 싶다.

 

 

 

 

 

 

  • 이형석2018.07.29 12:50 신고

    천하의 산고파님도 몸상태가 안받쳐주니 빌빌거릴 때가 있군요?
    그래도 참 대단하다 싶은 것이... 나같으면 그냥 버스에 남아서 근처 배회나 하고 있었을텐데, 그걸 기를 쓰고 오르셨네. ㅋㅋ
    더운데 수고 많으셨어요~
    저는 오늘도 출근해서 열일하고.. 이제 퇴근합니다~~^^

    답글
    • 산고파2018.07.29 16:44

      어젠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한숨 잠도 못잤는데 배탈까지 더해지고,,,날은 습하고 땀은 비오듯 떨어지고,,,
      이런 경험을 하면 무박은 더이상 안온다 맘을 먹게 되지만
      지리산 올려면 어쩔수 없는 선택이구요
      대피소에서 숙박도 함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오르고 내리고 쉽지 않은 지리산이지만 가끔 그길이 생각남은 어쩔수 없습니다.
      늘 형석님 놀던 모습만 봐온터라
      열일 하셨다는데 도통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아무튼 수고 많으셨습니다.

  • 가고파2018.07.29 20:43 신고

    무박으로 가셔서 이 더위에 컨디션이 좋질 않으니..
    정말 고생이 많으셨네요.
    그래도 예쁜 꽃들은 절대 놓치지 않으시네요 ㅎㅎ
    고생하셨습니다.

    답글
    • 산고파2018.07.30 07:12

      개인적으로 13번째 지리산행이었는데요
      이토록 힘겹게 지리산을 올랐던 적이 있었나 싶습니다.
      무박산행은 점점 더 힘겨워 지는것 같구요
      조망도 좋은 날이 아니어서 가깝게 보이는 지리산의 들꽃들이 위안이 되었습니다.
      격려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 山 뫼2018.07.30 07:40 신고

    역시 높은산이 제일 이죠..
    요즘...
    가는날이 장날이라 속이 좋지 않아 산행이 힘들어겠네요..
    더운날이라 속도 탈이 잘 남니다.. 조심하시고.
    13번 지리산이라. 저는 1번 갔었는데 서울근교가 좋긴 좋네요..
    더운날 몸조심하세요..

    답글
    • 산고파2018.07.30 07:47

      능선은 에에컨 바람보다 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데
      거기까지 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뭘하든 가는 하루,,,산에서의 하루가 제일 좋지요
      서울엔 매주 지리산 설악산 가는 산악회가 적잖지요
      대중교통에 비하여 저렴하게 다녀올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선택의 자유로움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 펭귄2018.07.30 09:53 신고

    무더울 땐 높은 산위에 있는게 정답이이라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토요일 북한산에 갔는데 초입에 무지하게 땀흘렸어도 대남문 근처에 가니 시원하더라구요.
    천왕봉 포기하고 하산하셨으니 정말 힘드셨나보네요.
    이젠 기력 다 찾으셨겠지요(?)

    답글
    • 산고파2018.07.30 23:09

      높은 산위에 있는게 정답이긴한데,,,거기까지 가는게 힘겹지요,,,(ㅎ)
      장터목산장이 이토록 멀리 있는줄 이번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올해 정말 인정사정 없이 덥구만요,,,펭귄님은 고산이 더더욱 그리우실듯 싶어요

  • 상진2018.07.30 11:22 신고

    안녕하세요 시원한 쏘맥 시원하게 얻어먹었던 동생입니다. ^^
    진작 인사드렸어야 하는데 이제야 댓글 남기네요. ㅎㅎ
    글도 참 재밌게 쓰시고 블로그 구경 잘하네요.
    앞으로 일정잡는데 큰 도움이 될거 같습니다.

    즐거운 한주 되시고 다른 산행때도 또 뵙길 고대하겠습니다.

    답글
    • 산고파2018.07.30 23:15

      ㅎㅎ 반갑습니다. 후배님~이렇게 흔적을 다 주시구요~
      산은 혼자 다녀도 술은 혼자 먹기 뻘쭘한데 그날 술동무 해주시어 감사드리구요
      말씀드렸듯이 산행에 재미붙으셨으면 기록을 하시라 권하고 싶어요
      돈되는건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취미의 흔적,,,가끔 바라보는 맛이 뿌듯하고 좋더군요
      제 블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궁금한거 있음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아는만큼 걸은만큼 알려드릴께요,,,늘 즐거운 산행길 되시구요

  • 피터팬~~2018.07.30 13:50 신고

    헐~~
    급체했나 봅니다~~
    잠도 못자고 급체에..그리고도 장터목까지라~~
    음...
    그리 아무나 못합니다~~
    하여간 고생했네요~~

    답글
    • 산고파2018.07.30 23:19

      아무튼 힘든 하루였습니다.
      그나마 시간에 쫓기지 않아서 다행이었구요
      무박은 점점 더 힘들어 오는데
      지리산 갈려면 어쩔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구요
      피터팬님은 올 가을에 함 다녀오세요~^^

  • 전진진2018.07.31 07:54 신고

    칠월의 마지막날입니다,,, 아마도 8월엔 폭염이 점점 물러나는 시기가 찾아들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희망의8월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더위에 건겅한 오늘을 응원 합니다,,,

    답글
  • Q~guy2018.08.02 01:07 신고

    몸도 좋지 않으신데 힘든 여정길이셨겠습니다.

    그래도 힘들어도 다녀 오시고 나면....나름 좀 의미는 있던거 같기도 하던걸요??ㅎㅎ

    멋진 지리산 길 자알 보았습니다^^

    답글
    • 산고파2018.08.05 16:25

      요즘 날도 덥고 더불어 체력도 바닥을 치면서
      아주 힘겹게 산행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벌써 이러면 안되는데요...큐가이님 요즘 그 열정에 기가 팍 죽구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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