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또 도망을 갑니다.
비겁한 짓이지만 오래전부터 현실의 문제를 직면하지 못하고 산으로 도피하여 그저 잊고자 했던것 같습니다.
결국 내려오면 아무것도 나아진것이 없는데 말이지요,,,
하지만 또다른 상실이 다가오고 산이외엔 그 상실감을 위로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춘천지맥을 이으려 지난번처럼 두미르행 2번 버스를 타고 춘천국립정신병원이 있는 모래재에 내립니다.
짙은 안개가 가득합니다.

산행일시 : 2010년 10월 10일 07시 30분 - 15시
산행코스 : 모래재 - 연엽산 - 대룡산 녹두봉 - 고은리 대룡산 주차장

안개낀 길을 걸어갑니다.

잠시 쉬며 꽃과 눈마주침도 하고,,,

청랑님 말씀이 가을꽃 자주쓴풀이라고 합니다.

귀뚜루루루,,,,보내는 타전소리가 누구의 마음을 울릴수 있을까,,,누군가의 가슴에 실려가는 노래일수 있을까...
거미줄이 바람에 날려 멋진 곡선을 만들어 냅니다.
시나브로 물들어 가는 단풍잎
올해 처음으로 접하는 단풍입니다.
설악에 비하면 보잘것 없는 모습이겠지만,,,
모래재에서 고만고만한 능선길을 이리 저리 3시간 넘게 왔다 갔다 하다보니 연엽산 정상에 섭니다.
짙은 안개의 이유를 알겠더군요.
가야할 대룡산은 운무에 휩싸여 있고...
화악산 아래로 춘천시내는 구름과 안개에 잠겨져 있습니다.
구절산 산줄기는 구름을 부여잡고,,,
중간 보이는 대룡산 녹두봉,,,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꽤 까다로운 등로였습니다.
참 좋은 산인데 변변한 정상석 하나 없어 아쉽습니다.
구절산 머리가 잠기기 전입니다.
무척 가파른 연엽산 하산길로 접어들며 바라보는 홍천으로 향하는산줄기...진행중에 저 산줄기로 가시지 않게 주의 하셔야 합니다.
구름아래 가리산 암봉이 머리를 내밀고 있습니다.
매봉을 좌로 우회하시면 응봉으로 가기 쉽습니다.
이후 대룡산 녹두봉 암봉 아래까지는 길이 좋은데 암봉을 넘어 부대 정문 군도로 향하는 길은 만만치 않습니다.
미끄럽고 가파른 너덜길을 올라야 하고 길이 선명하지 않고 철조망 잔해가 많은 부대를 좌로 우회하여야 합니다.
게다가 곳곳에 지뢰 경고판이 보이니 험한 상상도 해가며...
공군부대 표지 뒤로 나오고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아쉽지만 하산해야 하는 시간이 왔습니다. 많은 것을 산에 두고 내려 갔으면 좋으련만 그저 그대로입니다.
고은리 주차장에서 바라보는 대룡산
춘천산우가 고맙게도 마중나와 줘서 편하고 빠르게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버지와 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를 보고,,,아버지가 두산팬인데 두산이 이겨서 다행입니다.
-
아~저도 가보고 싶었던 연엽산쪽의 줄기를 다녀오셨습니다.
답글
늘 궁굼해 했었는데 산고파님 산행기록으로 좋은 정보를 얻게됩니다
예전에 수리봉으로 해서 오르신 연엽산기록도 보았었습니다.
모래재는 두미르행 2번 버스를 타고 내리는가 보네요
시작하는 초반부터 가을꽃 자주쓴풀이 보이네요~
온통 구름속에 떠있는 섬 구절산 이미지도 멋지군요
시야가 가리면 홍천으로 가는 산줄기능선 조심해야겠군요
매봉이 있고 응봉이 있고 그런가 봅니다.
그곳에서 주의해야 할 구간인것 같구요....
초행길에는 좀 길찾기가 수월 찮을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마음속에 담아둔 연엽산 정보 잘 정리해 놓았다가
나중에 시간되면 찾아가야 겠군요.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산고파2010.10.11 09:51
연엽산은 보통 원창저수지에서 계곡과 응봉 능선을 이용하여 원점회귀 하게 되는데
지난번 수리봉에서 응봉을 연결하려 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그쪽길을 다시 살펴봐야겠습니다.
춘천집에서 후평동 버스 종점이 가까와 시내버스를 이용하기 편리합니다
모래재(춘천정신병원)은 보통 두미르행 2번과 밭치리 굴지리행 41번을 타시면 되는데
타지에서 오시면 시간 맞추고 정류소 찾기가 좀 그렇습니다.
아~ 자주쓴풀이라고 하는군요...안그래도 청랑님 블에 들어가서 한참을 찾아봤었습니다.
요즘 국화종류가 대부분인데 도라지꽃 닮은 것이 홀로 우아하게 자릴 잡고 있더군요..
홍천산줄기는 매봉에서 연엽산 가시는 분들은 등로 직진으로 있으니 착각하시기 쉽겠구요
매봉오름길엔 좌로 우회길이 뚜렷하여 우회하게 되면 응봉으로 가는 길이 선명하고 표식도 달려 있구요...
무엇보다 모래재에서 연엽산 가는길 낮은 능선에 갈림길이 많아 날안좋으면 알바하기 쉬운 곳이 적잖았습니다.
청랑님처럼 자세하고 좋은정보 드려야 하는데 여러가지로 부족하고 제 감상을 끄적대기 바쁩니다. -
산고파2010.11.12 23:25
먼저 늦은 답글에 죄송한 말씀 드립니다...
매주 금요일 아버님 49제를 하느라 춘천에 다녀 오다 보니 정신이 없었습니다...
모래재 표석에서 홍천방향으로 조금 가시면 길 양쪽으로 등로가 뚜렷하게 나 있으니
모래재에서 길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산행기에서 조심하셔야할 두어군데 빼고는 대룡산 녹두봉까지 길은 어렵지가 않습니다.
다만 녹두봉 오름길 바위 너덜부터 등로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대룡산 녹두봉 군부대는 철조망이 3중으로 쳐져 있는데 가장 바깥쪽 철조망을 기준으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게 돌아가시면 됩니다. 가끔 모산악회 표지기가 붙어 있으나
등로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일단 녹두봉 정상에 서면 통과하시게 되어 있습니다...ㅎㅎ
금학산 정상 군부대는 오른쪽으로 얼마간 도시면 일반 등로와 만나게 됩니다.
금학산 군부대는 대룡산에 비하면 아주 쉽습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
-
하루가 다르게 붉게 물들어가는 산세입니다.
답글
자주쓴풀이 눈에 확들어 오는데 예전에 명성산에서 마주 했더랬는데
내일은 명성산으로 억새맞이하러 갑니다.그때 자주쓴풀도 보고 왔으면 좋겠는데
같이 하는 친구가 산행을 잘 못하는 친구라 정자있는 곳까지만 돌아보고 오려구요.
저두 두산팬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완전 깨졌더군요.ㅋㅋ -
현실세계에서 산만한 도피처는 없는것 같네요
답글
이번 도망은 참 잘하셨구나 하는 생가을 해봅니다.
크게는 머리잠긴 구절산이랑
작게는 휘어진 거미줄만 바라보아도
머리가 맑아질듯 합니다 -
운무에 잠긴 산을 보니 신선이 따로 없군여..
답글
지대로 된 운무도 못본 저로서는 마냥 부럽네여..
언젠가는 저도 운무 위에서 신선이 된듯 한 기분을 느낄날이 오겠져..캬캬
접때 오른 고령산 사진이 너무 잘 안 나와 마냥 올리기도 뭐하고
걍 산고파님 사진을 보며 그때의 추억에 잠겨봅니다.. -
아버님이 두산팬이시군요.
답글
어제 아깝게 한점차이로 져서 5차전까지 가게 되었습니다만 아마도 두산이 이길 것 같습니다..ㅎ
좋은 날 연엽산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산하셨을텐데 항상 좋은 일만 있으시기를.. -
산에 들어다 내려와도 현실은 변한것이 없지만
답글
그래도 현실에서 마주하며 어려워하는 것보다는
좋은 것임을 알기에 다시 드는가 봅니다.
언젠가는 한번 오르고 싶었던 산줄기들이였는데
산고파님의 산행기와 사진을 보며
그 마음이 더욱 굳게 굳어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답니다.
이제 사진이 작가 수준은 아닌지 하는 생각입니다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운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이라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가 봅니다 -
-
난리가 난 세상을 피해서 피난을 가셨군요.
답글
다시 내려오면 난리속에 살아야하지만.. 역시 피난처로는 산만큼 좋은 곳이 없을듯 합니다.
구절-연엽산을 산행하면서 멀리 대룡산을 보았습니다.
연결해서 걸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산고파님의 산행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뢰를 피해서.. 거미줄도 피해서.. 산정에 올라 국순당 깃발을 꼽으셨군요.
홍길이 아저씨가 14좌 등정한것보다 더 값진 일입니다.
탁한 하늘의 오늘인데, 어디 산을 오를까 고민해봅니다. -
산줄기를 이어 산행한다는것이 쉽지 않지요.
답글
하지만 보람은 많지요.
산에들면 현실의 어려움을 잊을수있고 다시 희망도 찾을수 있을겁니다. -
모래재,연엽산,대룡산...다 눈에 익고 귀에 익은 단어들인데요.
답글
그 산길 연결되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네요. ㅎㅎ
살풋 물들어가는 단풍잎이 숨을 턱 막네요.
그리 소박하지만 강렬한 색깔이 운해 위에 떠 올라 있으니
그 순간 이세상이 아니라는 생각마져 듭니다. -
거미줄이 마치 그물망처럼 참 멋지네요.
답글
저 위 사진도 구름층이 어쩜,,높은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습 같습니다.
그래서 안개던 비던 마다하지 않고 산에 드시나 싶습니다.
산고파님은... -
-
산고파2010.10.16 12:20
아~ 이 근처에서 군생활을 하셨군요...
대룡산 녹두봉이 멀리서도 참 멋진 곳인데
군부대 주둔하여 산길 잇기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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