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 자락의 만수봉과 대간길의 포암산을 이어 걸으려 한다.
날이 선선해 졌으니 진행이 빠르면 문경으로 넘어갈 생각도 해본다.
동서울에서 6시발 충주행 버스를 타고 충주터미널에 내리니 7시 35분쯤 되었다.
언젠가 북바위산 산행때 들렸던 터미널 한식집에 들어가 아침을 해결하고 김밥집에서 김밥 한줄 포장하여 터미널을 빠져 나온다.
터미널 오른쪽으로 조금 걸어가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송계행 246번 버스를 탈수 있는 정류장이다.
만수봉 오름길에,,,
송계행 246번 버스를 타면 수안보를 경유하여 마패봉 들머리인 사문리 탐방소,,,하늘재 들머리 미륵리,,,만수봉 들머리 만수계곡,,,닷돈재지나 북바위산 들머리
를 지나 월악산 덕주사로 간다. 북바위산 들머리까지는 거의 시내버스 요금을 받는데 그닥 멀지 않은 덕주사까지는 시외버스 요금(4600)을 받는다.
어김없이 8시 10분에 도착한 버스를 타고 50여분 달려 만수계곡 정류장에 내리니 박쥐봉아래 만수휴게소 앞이다.
송유를 채취하던 가마란다.
만수계곡엔 아침 햇살이 떨어지고 있고,,,
만수봉 오름길 소나무 가지마다 송진탈취의 흔적이,,,말이 없다고 고통이 없는 것는 아닐 지언데,,,
산악회 버스를 타고 온 산객들과 뒤섞여 오른다. 저 아줌니 산악회는 만수봉 원점회귀를 계획하고 왔다지만 산욕심에 포암산까지 가신다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그 마음 이해하고 남음이다.
들국화 구절초의 세상이 왔다.
진행중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바라보는 포암산과 오른쪽 뒤로 문경 주흘산
월악산군답게 멋진 소나무들이 즐비하다. 버스 타고 오는길 산송이 입찰구역이란 플랭카드를 곳곳에서 볼수 있었고,,,
두어시간 정도 오름을 하니 만수봉
만수봉에서 바라보는 월악산과 덕주봉
포암산 가는 능선과 대미산 황장산으로 이어지는 대간길
만수봉에서 내려오다 뒤돌아 보니 만수봉이 평평한 것이 마치 춘천 대룡산 녹두봉같다.
산허리로 산죽길이 한동안 이어지고,,,
사면엔 단풍취가 꽃을 피워 가득하다.
그늘사초가 한들거리는 길을 기분좋게 이어가면,,,
마골치,,,공단에서 대미산으로 향하는 대간길을 가지말라 울타리를 쳐 놨다.
저 곳이 대미산인가,,,
포암산에 오르니 경주에서 오신 산악회님들의 경상도 사투리가 울려 퍼지고,,,
포암산 아래 바위 사면에 서니 맞은편 주흘산에서 부봉으로 이어진 산마루금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부봉 옆으로는 마패봉과 신선봉이,,,그 뒤론 조령산과 신선암봉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이 펼쳐지고,,,
월악산 영봉과 지나온 만수봉도 바라본다.
송계계곡 건너편으로 박쥐봉과 북바위산 줄기가 보이고,,,
가봤다고 마패봉과 신선봉이 더 반갑게 다가온다.
다음엔 부봉을 가보리라 마음을 먹고,,,
암벽 사면엔 월악을 배경으로 구절초가 이쁘게 피어있다. 가을아~ 오면 가지 말아라~
포암산을 오르던 노부부는 조망좋은 바위에 주저 앉아 더는 오를 생각이 없어 보인다.
하늘재에서 더 이어 걸어 보려던 산욕심을 내려놓고 나도 주저 앉는다.
바위들은 갈라져 한조각 빼내면 우루루 쏟아져 내릴것만 같고,,,
하늘재로 내려가는 길
주흘산에서 멋드러지게 뻗어 내린 능선,,,자연만이 만들어 낼수 있는 선이 아닐까
운달산도 있고 단산으로 이어진다지...이름 부르다 보면 언제가는 거닐게 되겠지...
어쩌다 하늘샘을 놓치고 샛길따라 내려서니 억새는 벌써 꽃을 피우고 있다.
대간꾼들의 쉼터라는 하늘재 산장에서 막걸리와 전을 시키고,,,
미륵리에서 청바지입고 걸어온 부부와 몇마디 나누며 막걸리 잔을 비우고,,,
나는 사투리 안쓴다 생각했는데 강원도 사람 아니냐고 물어보길래,,,아버지는 이북 출신이고 어머니는 인제출신이라고 이실직고를 하고,,,
막걸리 두병 먹고 기분좋게 내려가는 길,,,밤 몇송이는 익어서 떨어지려 하고,,,
이 지역의 자랑인 충주사과도 발갛게 익어가고 있다.
주인 아주머니가 오미자를 손질하고 있는 가게에 들어가서,,,
마른 표고를 몇봉지 배낭에 쑤셔넣고 아침에 이용했던 충주행 246번 버스를 기다린다.
-
드디어 구절초의 계절이 다가왔네요.
답글
여전히 여유로운 발걸음이십니다.
오는 가을 가지 않았으면(~)(~)저의 바램이기도 합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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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에는 벌써 구절초가 피었군요.
답글
가을 바람과 하늘재 탁주 향기가 이곳까지 퍼지는 느낌입니다.
천만다행이지요.
이렇게 고파님 산행기로 산고픔을 달래고, 또 내손으로 댓글도 달 수 있으니까요.
자장구 타다가 목을 좀 다쳤는데..
다시 산길을 걸을 수 있을때는 가을이 가버리겠지요.
가을.. 올 가을만큼은 좀 늦게 갔으면 좋겠습니다. -
-
-
산고파님의 산행기는 지루함이 없이 슬슬슬 읽어 내려갈수 있는 한편의 시인 것 같습니다..
답글
곁들여 있는 사진은 한폭의 작품이구요...
지금까지 작성한 산행기를 모아, 모아, 책으로 엮어 보심이 어떨지요..ㅎㅎ
렌즈 바꾸셨나요?? 아주 좋습니다... -
구절초 모델이 돋보이는 계절입니다.
답글
월악산과 주흘산 방향의 멋진 조망 역시 반갑구요~
익어가는 밤송이와 사과.. 가을 냄새가 묻어납니다.
산 욕심 버리고.. 하늘재에서 여유있게 한 잔... 좋습니다. -
충주에서 송계행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답글
이렇게 만수봉과 포암산까지
연결시킬 수 있는것이네요
만수봉의 뒤돌아 본모습이
정말 대룡산 녹두봉과 흡사하군요
주변의 대간산봉우리들이 아주 멋지게
조망되는 코스였네요
알알이 영글어가는 결실의 모습들
잘보았습니다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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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가 댕겨 온 담날 주흘산과 부봉줄기너머를 걸으셨네요...
답글
여짝은 고파님의 그림으로만 그리다 걸어보니 쥑이는 곳이드만요...(ㅎ)
이번주와 담주에도 이길은 아니지만 여짝에서 놀 예정입니다...(ㅋ)
드시는 막걸리가 옛 조령휴게소의 막걸리와 다른 것 같네요...같은건가(?)...좁쌀맛이 나든데(~)
(즐)건 한주 되시옵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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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암산이 대간길에서 멋진 조망을 보여준다는 소문이 진실로 나오는 순간..
답글
산고파님 산행기가 포암산 자락 걷는데 지침서가 되겠네요...
가을입니다..
이제 녹색이 화려함 색감으로 바뀌겠지요...
명절 잘 보내시구요... -
좋소좋아...
답글
월악산만 보면 영봉을 올라보고 싶다는 생각이 꿀떡 같은데 대간길을 한눈에 쫙~ 보이게 담아오시니 윗쪽 산들을 걷고싶어 부러움입니다.
주흘산과 신선암봉도 너무너무 생각이 나구요.
이제 산고파님도 산욕심이 없어질려하시는지 가시겠다는 길을 포기하시네여...ㅋㅎㅎ
강원도 사투리는 전라도 사투리보다 쉽게 티난다는...ㅋㅎㅎ
파전에 막걸리 두병이면 오시는길 버스에서 무지 힘드실텐데...ㅋㅎㅎ
어쩜 표고까지 사오실 생각을 하시는지... -
월악산에서 보이는 풍경보다는
답글
만수봉에서 바라보는 월악산쪽 산자락들이 훨씬 압권이네요
거친듯 부드러운듯 흘러내리는 곡선들도 한없이 좋아 보이구요..ㅎㅎ
표고도 사시고 ..오미자도 사셔서 술도 담가보시지 않으시고..ㅎㅎ -
만수봉과 포암산을 잇는 길을 따르다 보니 어느새 가을이 와있었군요.
답글
월악산 영봉과 만수봉을 잇는 풍경과 조망속에 산속에 잠시 묻힌듯 합니다.
멋진 산행 하시었군요.
어느덧 명절 한가위가 맞는군요.
즐거운 명절 보내시기 바라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답글
유명한 주변의 산들에 묻혀 소홀히 했는데,
만수봉과 포함산 - 참 좋네요. 저도 이름을 부르다 보면 언제가는 가게 되겠지요 ㅎ
수고하셨습니다. 여운이 깃드네요.-
산고파2013.09.20 22:10
국립공원이라 들머리 날머리 잘 되어있고
많이들 이렇게 이으시더군요
뻔한길,,,솟을산님에겐 좀 시시하지 않을까도 싶구요
대간길 조망하기 좋고,,,하늘재 막걸리도 운치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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