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홍천 남산에서 공작산을 이어 가려다가 약수봉 근처에서 길을 잃어 홍천 와동리로 어이없게 하산을 했다.
어디에서 길을 잃었는지 도통 감을 잡을수가 없어 다시금 와봐야지 했는데 오늘이 그날이 되었다.
블벗들이 여수 돌산종주하러 내려가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다는 아리님과 함께 하게 되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6시 30분에 떠나는 버스로 7시 30분 홍천터미널에 도착하여 8시 노천지나 서석으로 향하는 버스를 갈아타고 노천 공작교에서 내린다.
노천,,,초등학교에 들어가기전 몇년을 살았던 곳이다.
공작산...내가 처음으로 들어본 산이름이 아닐까,,,
아버지 술친구중에 공작산 아저씨로 불리는 분이 있었다.
공작산아래에 터를 잡고 사시던 분이었는데 편의상 그렇게 불리워졌다.
아버지와 술드시고 우리집에 오실때면 언제나 나를 위해 사탕봉지를 들고 오셨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공작산 아저씨" 라는 이름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였었다.
노천저수지에서 바라보는 공작산
공작교에서 굴운리로 넘어가는 길을 적잖이 걸어야 하지만 지금 대중교통으로 공작산을 접근하는 가장 빠른 길은 서석행 버스를 타고 공작교에서 내리는 것이다.
휴양림입구를 지나는데 차에 타고 있던 산불감시요원이 차에서 내린다. 아무말도 걸지 않고 공작현으로 진행한다.
공작산 휴양림에서 공작산까지는 산방기간에도 개방이 된줄 알고 왔는데,,,,아닌감?
공작현에서도 지키고 있으면 어쩔까 싶은 마음에 만약 그렇다면 어디에서 치고 오를까 살핀다.
다행이 공작현엔 아무도 없다. 안도를 하며 산길에 접어든다.
오름길 서석방향,,, 아미산쯤 될듯 싶고,,,
내가 오징어를 좋아하는줄 어찌 아셨는지 막거리 안주로 더할 나위 없다.
신기한건 아버지도 오징어를 좋아하시더니 딸자식도 그렇더라...
굴운저수지,,,눈이 나리다가 햇살이 비치다가 다시 싸리눈이 내리고,,,종잡을수 없는 날이다.
오랜만에 오른 공작산 정상은 새로운 정상석이 세워졌고 예전 있었던 산불감시탑과 철망도 사라졌고,,,
노천방향,,,아래엔 자연휴양림,,,맨뒤로 덕구산 대학산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길이 어렴풋하다.
잠시 햇살이 비춰주다가 다시 바람이 불어대고,,,미끄럽고 가파른 약수봉 가는 길은 오르락 내리락의 연속이다.
화끈한 오름을 10여분 하니 약수봉이 반기고,,,
오른쪽 아래 공작교에서 시작한 산길을 그려보고,,,왼쪽 빨간 점선은 여우고개로 향하는 길
와동고개를 지나 옆을 보니
지난산행때 뜬금없이 나타났던 채석장이 보이고,,, 어디에서 길을 놓쳤는지 알게 되니 어이가 없다.
약수봉 정상을 알리는 이정판을 5미터 앞에 두고 엄한 지능으로 내려선 것이다.
어찌 되었든지 궁금증은 해소되고,,,여우고개까지 진행하려 했지만 아리님이 조금은 힘들어 하시는것 같아 수타사 주차장 방향으로 향하다
사면을 휘도는 과하다 싶을 만큼 잘 만들어진 길이 보여 내려선다.
일단 단체사진 한장 찍고,,,
수타사 주차장발 버스시간(5시 20분)이 많이 남아있어 여유를 부려본다.
춘천의 큰 누님같은 아리님,,,배려없는 산쟁이 쫓아 오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수타사 문지방에 힘이 없어 주저 앉으시던 아버지도 떠오르고,,,난생 처음 아버지를 업었을때의 느낌도 몰려오고,,,세월이란 정말 무정하다.
연 잎은 얼음속에 잠기고,,,
산 자는 습관처럼 생을 이어간다.
오래지 않아 푸른 연잎이 돋을 것이다.
수타계곡 용담에서 무섭게 휘몰아 치던 물줄기도 이곳을 지날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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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이 남으면 기여이 풀고자 하는 산길에 대한 열정 ...역시 산고파님 입니다요 ~
답글
분명 다시또 가야할 숙제 까지 남기시고 동행인을 배려해서 수타사로 하산 하시고 ....
근디 내가 알고 있는 동행인도 짐승에 가까운분으로 알고 있는데 미리 오버 하신것이 아닌지 ...ㅋ
커피잔을 막걸리잔으로 까지 재활용 하시는 산고파님의 알뜰한 모습 까지 보고 역쉬 나 하고 공통된 부분이 있어 방갑네요 ...
지는 꼬모나 요플레 케스를 깨끗히 씻어서 산에 갈때 잔으로 사용 하거든요 ..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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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재활용 커피잔... 많이 보던건데... 설마 그때부터 계속 재활용하시는 중이라면 "알뜰"을 넘어서신 것 같습니다..ㅋㅋ
답글
한동네 주민끼리 호젓한 산행길... 오랫만에 편안해 보이는 산행기입니다~ ㅎㅎ -
이코스는 예전에 저도 아리님하고 걸었던 코스입니다...
답글
걷기 좋았던 기억이나고.. 약수봉 오름길이 좀 빡셋다는 생각이듭니다..
길을 잃어버렸다는구간에서.. 그때도 지도펴놓고.. 한참을 생각하다가 갔었는데..
그구간에서 알바하셨군요 ㅎㅎㅎ -
홋홋한 산행을 하셨군요...
답글
산이 이젠 푸른기운을 볼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상석도 바뀌고 꽃피면 한번 짬을 내 봐야겠는걸요.
수고하셨습니다. -
2009년도에 산내음 원정산행시 다녀온 산인데 코스가 똑 같은 것 같습니다만...
답글
공작산까지 어찌나 힘들던지 힘들어하시는 분이 많았고 그때 부터 파열음이 났습니다만..ㅎㅎ
매서운 날씨이지만 살얼음이 끼어 있는 것을 보니 분명 봄이 다가오는것 같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나는 여전히 뱁새임을 확인하고..ㅎㅎ~
답글
공원벤치에 앉아 아버님을 회상하며 지난날을 반추하던 산고파의 모습이 다시금 그려지고....
덕분에 잘 다녀왔어...^^ [비밀댓글] -
수타사에 어인 일로 수녀님들이 발걸음 하셨을까요(?)
답글
장벽을 허무는....보기 좋은 장면이네요.
애인님과 계속 다니시게 제가 한동안 짐승분들 모시고 다닐까요(?) -
공작산도 정상석이 바뀌었네요.. 에전 철망안에 갇혔던 엣 정상석이 에뻣는데..
답글
수타사는 아담하고 앙증맞은 현판이 기억에 남았는데
홍천의 산 그림들.. 이제 봄을 맞이하는 가보군요.. 잘 보고 갑니다.. -
돌산종주의 유혹이 있었다 하더니 뿌리치고
답글
어릴적 추억과 아버님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있는 공작산을 다녀오셨군요..
오랜만에 호젓한 단체산행..ㅎㅎ
날씨마저 시샘하는 듯 눈이오다, 햇빛이 비치다 그런 날씨였지요.
다시 추워진 날씨.. 이번 주도 멋지게 보내시기를~~ -
노천저수지의 반영이 참 아름답습니다.
답글
공작산을 가려면 서석행 버스가 홍천에서
알맞은 시간대에 있었네요
수타사의 건축물이 고풍스런모습이구요
저도 수타사도 찾아봐야할 것 같구요
공작산 산길정보 잘 보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어의없이 길을 잃고 다시 그때를 더듬어 걸음하신 산고파님이야말로 대단쓰요...
답글
그것도 애인이랑 항꾸네 말이지여...
아리님께서 낙동강 오리알이 되셨단 말이 참 재미나요.
아버지를 무지 사랑하셨던 산고파님은 지금도 아버지 뿐이군요?
그 정성에 감동입니다.
나도 아버지 있었는데 말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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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고파님에게는 사탕 같은 산이군요.
답글
그 산길 오르면 내내 침이 고였을텐데
뒤따라 그림 얻어보는 저도 이상하리만치 스위트하고 소프트한 느낌입니다. ㅎㅎ
아직은 마른나무가지인데도 풋풋해 보이고...봄이 공작을 덮었나요?
수타사....
그 계곡의 맑았던 물도 기억이 납니다.
주말이 지나면 늘 산고파님 산길이 어디일까? 궁금하고 하는데..
제 기억에 있는 지명들을 보여주시니
잘 들여다 보고 갑니다.
그나마, 단체사진을 보니 덜 외로워 보이십니다. ㅋ~~ -
공작산 앞에서 군대생활 했습니다.
답글
굴운 저수지 근처 민가에서 고추장 훔쳐 먹던 생각이 남니다..
그동네 처자들 얼굴도 괜찮았어요...ㅋㅋㅋ
요즘 그 동네는 도로가 새로 뚫려..분간을 못할 정도
변하지 않은 것은 수타사 절집..주변에 새로단장 싹 해더군요 -
저기서 10여분만 가면 우리집인데..
답글
아미산기슭 농협주유소에서 꺾어들어가면 파란색기와지붕...ㅎ
언제한번 아미산 안가시렵니까? 고양산과 연계해서 가면 반나절꺼리는 될거 같은데요...
국수 좋아하시죠? 거기 막국수 잘하는집도 있는데..동치미국물에 말아먹는 시골스런맛이 일품이랍니다..
공작산하면..
두릅안주에 장수막걸리 몇사발 들이키고 꼬꾸라져 코박았던 아픈기억이 있습니다.
하여간에..언제든..술이 웬수라지요..ㅎㅎ -
공작산 꺼름했던 시설물이 철거 되었군요..
답글
낮읽은 공작산에서의 전경 정겹습니다..
동행이 있을땐 배고품 다 체우심 않됩니다.. 그렇게 남 생각도 해가며 산 타야..(ㅎ)
산길읽기.. 다 습득 과정을 거쳐야..(^^)* -
안녕하시지요...돌팍입니다.
답글
어쩌다보니 발길이 끊어졌었네요..ㅎㅎ
여전히 그 막걸리는 잊지 않고 챙기시구요...
고향그리워지는 산길을 걸음하시는 마음들은 얼마만큼이나 생각들이 많을까 싶습니다.
아버님 생각부터
또
산자는 습관처럼 생을 이어간다는 그 말씀..
왠지 씁쓸한것이 막걸리나 한잔 하면 딱 좋을듯 합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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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달아놓은 댓글이 스마트폰 깔짝거리다가 삭제되었다는..
답글
공작산 수타사..
고파님에게는 아쉬움도, 슬픔도 많은 산이지요.
전 투병하시던 아버지와 수락산에 올랐었는데.. 가쁜숨 몰아쉬던 그 양반이 어찌나 안타깝던지..
그 이후에는 수락산에는 잘 가지 않게 되었지요.
산사람은 살아간다지만, 참 아쉬운..그리운 당신들.. -
공작산에 다녀오셨군요
답글
사진을 보며 시간여행을 하였읍니다
벌써 40여년이 다되어 가는데도 그시절이 떠오르는군요
음악도 내마음을 적시어 주는군요-
산고파2014.03.20 10:39
많이 어렸을적 공작산 아래에서 살았지요
나이좀 먹어 배낭매고 찾아가게 되구요
아버님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모시고 있습니다.
세월이 말그대로 유수와 같습니다.
가끔은 거꾸로 흘러 주면 좋겠군요,,,ㅎ
보잘것 없는 사진에 흔적 주시어 감사드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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