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적잖이 마셨더니 아침까지 취중이다.
이럴땐 한주 산행을 접어도 되련만,,,빈배낭을 들춰매고 습관처럼 집을 나선다.
콩나물해장국 한그릇 시켜 뜨거운 국물로 속을 달래고 멍한 정신으로 전철을 탄다.
어딜갈까 하다가 최근에 보아둔 용인의 산줄기중 한곳을 고른다.
용인 경전철 보평역에 내리니 11시가 훌쩍 넘어서고 있다. 해도 길지 않은 요즘 짧게하고 내려와야 겠다.
들머리 방향으론 도루코 건물이 길게 늘어서 돌아가야했다.
영화마을과 오늘 시작할 산줄기가 보인다.
마구산 토종닭집 옆으로 들머리가 있다.
마구산 정상까지 낮은 산줄기가 길게 이어져 있는데 오늘은 이길이 궁금하여 찾아왔다.
무려 8키로가 넘는 산길인데,,,걸어보니 도심에 인접한 산인데 어찌 절개지도 하나 없이 이 긴 산길이 이어지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낮은 능선에 올라서자,,,이게 왠일이래,,,이 낮은 산길에 정오가 가까운 이시간에 상고대가 피어있다.
적당히 차가운 공기에 상고대가 도열하는 산길,,,굿이긴 하다만 이런 일도 있구나,,,
하기사 몇년전인가 아파트 조경수에 핀 상고대를 본적도 있다
곳곳에 쉼터가 자리를 잡고 있고
하얗게 모습을 드러낸 거미줄엔 낙엽 하나 잡혀있다.
등로 곳곳에 솔잎이 떨어져 작은 나뭇가지에 빨래마냥 널려있다. 덕장에 걸려있는 황태같기도 하고,,,
해는 중천에 있고 신기루처럼 금방 사라질 모습이다.
그래서 더 아름답게 느껴지고,,,
비 피할 쉼터도 보이고
큰 굴곡없는 산길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낮은 육산의 산줄기 볼껀 없지만 걷기엔 더 좋을수는 없겠다 싶다.
소각장과 매립장이 아닐까 싶고,,,분리수거 하는날 한주만 걸러도 플라스틱이 적잖던데,,,이러다가 지구는 사람들의 쓰레기로 덮힐듯 싶다.
멀리 오늘의 정상인 마구산이 보인다.
500미터 마다 정상까지의 거리를 알려주고,,,늘 그랬듯이 언제가나 싶은 길도 한발 두발 이어가니 그 끝이 보인다.
마구산에서 바라보는 광주 태화산과 미역산
길게 이어온 산길은 미세먼지 탓인지 잘 보이지 않고
마침 정상에 계신분 있어 한장 부탁드린다.
8년전 여주선이 개통되기전 걸었던 백마산에서 태화산까지,,,기억이 가물되니 언제 날잡아 다시금 걸어봐야겠다.
지나온 산줄기 돌아보는 맛이 뿌듯하고 좋은데 흐린 조망이 아쉽다. 대신 기대치도 않았던 상고대 보았잖니?
예전엔 말아가리산으로 불렸던 것도 같고,,,
먹을꺼리를 준비하지 못했더니 배가 고파온다. 태화산 넘어 얼른 내려가야겠다.
태화산 가는 길은 얼마전 내린 눈이 녹지 않았고
역시나 태화산은 정상석 크기 하나는 으뜸이다.
예전에 가봤다고 미역산은 미련없고 은곡사 방향으로 바로 내려선다.
삼지송이 있는 은곡사 갈림길
새로 조림한 숲은 푸르름이 가득하고
태화산은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기나긴 데크길로 채워졌다.
오늘 태화산을 날머리로 잡은 이유중의 하나는 이곳이다. 어느날 맛집 블로거가 이곳을 포스팅한것을 본적 있다.
집근처가 아니면 맛집을 일부러 찾아다니지 않지만 산아래 있다는 집은 이야기가 다르다.
혼자라 주메뉴인 돼지갈비와 백숙을 맛보진 못했지만 밑반찬도 깔끔하니 맛났고
된장찌게와 함께 나오는 육회비빕밥도 훌륭했다. 오늘 아침엔 한동안 절주해야겠다 생각했는데,,,아고~
버스시간에 쫓겨 친절한 여사장님에게 다음엔 산친구들과 함께 오겠노라고 말씀드리고 일어선다.
"작은 안나의 집" 버스 정류장
주로 곤지암터미널에서 출발한 버스가 추곡리에서 회차하여 곤지암터미널로 돌아간다.
곤지암역에서 내려 전철과 버스로 환승하여 귀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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