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가 다가왔습니다.
가족과 휴가 시간이 맞질않아 속으로 잘되었다 싶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습니다.
나만의 시간,,,어딜갈까 고민하다 작년 재작년 멋진 설경을 보여준 지리산의 여름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이렇게 세번째 지리산에 들게 됩니다.
수요일밤 22시 50분 용산발 여수행 무궁화호를 탑니다.
미리 예매를 해두길 잘했습니다. 서서 가시는 분들도 있네요,,,
내일 산행을 위해 좀 자두려고 했는데 성격이 까칠스러워 그러질 못합니다.
4호칸에 열차카페가 있다기에 가보니 오호라 맥주 한캔이 1800원으로 저렴합니다.
몇깡 비우고 노래방에서 노래도 불러보고,,,산에 다닌 이후로 혼자서도 참 잘놉니다...
목요일 3시 23분 열차는 제시간에 구례구역에 도착을 합니다.
지리산을 향하는 많은 산객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구례구역앞에 있는 버스 좌석에 앉기위해 부지런을 떱니다.
산객을 한차 가득 태운 버스는 구례버스터미널에서 4시까지 대기하였다가 성삼재로 출발을 합니다. (버스요금 1100 + 4000)
화엄사 입구에서 몇분이 내리는데 한분은 배낭이 얼마나 큰지 많은 산객들 사이에서 내리기 힘겨워합니다.
한 산객이 " 아저씨 이사가요? 이건 집에서 나온게 틀림없어 " 라는 말에 버스안은 잠시 웃음바다가 됩니다.
버스가 거친 숨소리를 토해내며 5시경 성삼재에 도착을 하니 하얀 비안개가 산객들을 맞이 합니다...
또다시 그저 걷기입니다...
끝이 날것 같지 않은 뿌연 숲길을 그저 터벅터벅 거닐어 갑니다.
크게 바라는 것도 없고 기대하는 것도 없습니다...

산행일시 : 2010년 7월 29일 05시 ~ 18시 30분
산행코스 : 성삼재 - 노고단 - 반야봉 - 연하천대피소 - 벽소령대피소 - 세석대피소 - 거림

01시 30분

노고단 대피소 (05시 38분)

노고단 오름길에서,,,
이런 길을 마냥 걷습니다...
맨발로 산을 느끼시는 분들도 계시고,,,
임걸령 샘터(06 54)
노루목(07시 35분)
산친구 목민님이 반야봉은 필히 들려야 한다고 합니다,,,오늘같은 날씨에 올라가봐야 보이는것 한개도 없을것 같지만 지리산을 처음으로 가게하신
분의 말씀이니,,, 반야봉으로 향하시는 분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반야봉(08시 13분)
반야봉의 구상나무
삼도봉(09시 06분)엔 어린이 산객들이 가득
연하천대피소(10시 55분)
벽소령대피소(12시 46분)
벽소령대피소에서 비를 피하며 어찌 산행을 마무리 해야할지 고민에 빠집니다.
아무래도 백무동에서 6시에 출발하는 동서울행 버스는 타기 힘들것 같고,,,목민님은 전화로 장터목까지 가서 하루 노숙을 하라 하는데,,,
불쌍하게 남 밥먹는거 10여분 쳐다보고 있으면 밥도 얻어 먹을수 있다는 말도 덛붙여,,,
세석대피소(16시)
세석평전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때가 여행의 시작이라고 하던가,,,
세석대피소에서 어디로 가야할지,,,백무동으로 내려서면 함양가는 버스가 7시 40분까지 있는걸 알고 있고,,,
미답인 거림으로 향하며 어떤 젊은 친구가 카메라들고 세석으로 오르기에 대중교통을 물으니 6시 30분쯤 진주로 나가는 버스가 있을거라고 한다.
얼마나 걸릴까 물으니 정말 빨리가면 1시간 30분이면 가겠지만 두시간은 걸릴 거라고,,,시계를 보니 4시 40분,,,
이후 거림방향으로 뭐 빠지게 달려보지만 지리산 하산길이 어디 만만한데가 있나,,,가도 가도 끝이없고 슬슬 지쳐간다.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하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뒤에 인기척이 있어 뒤돌아 보니 아까 차시간을 물어 보았던 그 친구다...
진주에 사는 분인데 나무조사를 하러 세석에 들렸다 오신다고,,,
고맙게도 그 분차를 얻어타고 진주 터미널까지 편하게 온다...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진주터미널에서 또 고민에 빠진다. 서울행버스는 있으나 서울도착하면 너무 늦은 시간이라,,,
결국 대전가는 차표를 끊고 대전에 도착하여 근처 찜질방을 찾아 들어간다.
-
같은날 같은 장소에 있었군요
답글
저보다 조금 늦게 세석에 오르셨네요
출장 중 들려 오른 지리산이였기에
애마 회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원점 회귀 산행을 했답니다.
그래서 그토록 보고 싶었던 오도재도 봤고요
조만간 다시 내려가 화엄사에서 노고단 거쳐
반야봉에서 뱀사골 계곡으로 내려가 볼까 합니다.
늘 즐거운 산행길 되시기 바람니다 -
산고파님의 산행기에 슬퍼하기도, 웃기도합니다.
답글
가족과 여름 휴가가 맞지 않아 그야말로 편안한게 쉬었다가 오셨군요.
지리산으로 가는 심야열차에서 캔맥주 몇 캔에 홀로 아리랑까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때가 여행의 시작이라...
그런 마음으로 지리산에 들어야 할텐데..
자로 잰 듯 걸어다녔던 지리산행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따끈따끈하고 아름다운 여름 지리산.
가슴 뜁니다. -
5~6년전에는 저도 참 잘걸었던 기억입니다..
답글
이제는 부정맥으로 헐떡대며 걷는다는것은 돌연사 가능성이 있다하여
절대로 속보산행은 하지않는답니다..
이게 저의 산행걸음의 현주소이랍니다~~ㅎ
그저 건강하고 부지런한 고파님의 산걸음 부러울뿐이지요...
날씨와 관계없이 말입니다.. 역시 산꾼들은 휴가도 산으로 ~~ㅎ
부럽사옵니다~~ ^^ -
전에 1번 지리산에 산고파님 다녀오신 날씨 처럼 사방이 뿌옇고 부슬비가 내리던 날..
답글
홀로 노고단 반야봉 삼도봉을 거쳐 뱀사골?로 하산한적이 있었는데 홀로 가려니 정말 멀고도 지루한 산길이었습니다..
초행이라 반야봉에 가니 뿌연 안개로 조망은 제로였지만 다녀갔다는 뿌듯함만 안고 삼도봉으로 향했지여..
여름이라 숲길도 무성해 홀로 갈땐 무서움도 들고 중간에 이정표라도 보면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었지요..ㅋㅋ
비상식량 준비 없이 한없이 배고픔에 지쳐 내려가던 기억에 큰산에 가면 비상식량 많이 가져와야된다는 교훈도 배우고요..
역시 큰산이라 산행 느낌도 다르고..님의 사진을 보니 몇해전 기억이 새록 새록 나네요..
먼곳 다녀오시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
아~~우짜노...지리에 들어가서 빗님과 함께 였으니...
답글
혼자 떠나는 여행이 산길이든 여느 여행이든 그저 부럽습니다.
용기도 대단하시지 혼자서 노래방이라...
전 언니들과의 여행길에서 또 다시 느낀것이지만 여행은 혼자라야 진정한 여행이 아닌가 생각해봤습니다.
모처럼 찾은 지리의 모습을 만끽하고 오셨어야 하는데
어쩐지 아쉽기만 하네요.
다음에 다시 찾아오라는 지리산의 대답이 아닐까 합니다. -
하계휴가 다녀오셨군요
답글
홀로 좋은 시간 보내셨습니다
이제 구례구역에서 바로 버스가 움직이나 봅니다
전에는 구례터미널로 별도 택시로 이동들 하고
그랬다고들 하던데..
반야봉을 들르셨군요. 지난번 산행때 저도 못들리고
바로 지나쳤었습니다. 산행길에 지치면
못들리거든요.
일월비비추가 한창일 때네요.
아주 멋지게 반겨줍니다
지리산의 여름 산행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산고파2010.08.02 18:34
그 버스가 4시까지 구례터미널에서 대기하였다가
성삼재로 향합니다...구례구역에서 탈때 1100원을 성삼재에 내릴때에 4000원을 받더군요,,,
날이 좋지 않아 반야봉에 올라봐야 아무것도 보질 못했지만
천왕봉을 못오르니 반야봉이라도 오르자 올랐습니다...
산행길에 지치면 오르기 만만치 않겠다 싶었습니다...
반야봉을 오르지 않았다면 아마 세석에서 백무동으로 하산하여 동서울행 차를 탔겠다 싶습니다..
일월비비추가 등로 옆에 한가득이었습니다...
산수국도 많았고 숙은노루오줌, 동자꽃도 지천이었는데
비가 많이 와서 카메라 꺼내고 넣기가 여간 성가스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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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얗게 퍼지는 비안개의 고즈넉함에 오히려 환상적인 느낌의 길입니다.
답글
빗물 담긴 그 길을 그저 그렇게 걸으셨네요.
가끔 우중에 산길을 걸을 때는
머리카락에서 이마를 거쳐 콧등으로 흐르는 빗물의 간지럼이 무척 기분 좋기도 하지요. ㅎㅎ
세석평전의 수채화 같은 그림 즐감합니다.
구례구역에서 떠나는 차편 정보도 고맙구요.-
산고파2010.08.15 05:10
첫번째 두번째 지리산에서 분에 넘치는 행운이 있어
앞으로 열번째까지는 날이 궂다 투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무더운날 이날은 덕분에 비안개속을 종일 시원하게 걸었습니다..
대피소가 예약이 되어있고 먹거리가 있다면 내려서기 싫었지요,,,
하지만 하루도 알수 없는 인생길,,,
백무동으로 갈까 거림으로 갈까...
산길은 이렇게 아니 가본길을 다시 갈수 있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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