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블벗 풍경소리님(이하 풍님)이 자주 발걸음 하시는 광양 백운산에서 지리산을 바라보는 풍경이 멋드러져 나도 가봤으면 했었고
평소 풍님에게 함 데려가 달라 노래를 불러댔더니 날을 잡아 줬다.
뭘 싸가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풍님이 막걸리 몇병만 가져 오란 메시지를 보고 곧이 곧대로 따른다. 포천 이동막걸리 두병 서울 장수 막걸리 두병,,,끝
22시 45분발 용산발 여수행 밤기차를 탄다.
잠좀 잤으면 좋겠으나 까칠한 성격에 그러질 못하고 요즘 읽고 있는 "남쪽으로 튀어" 란 책을 뒤적이다보니 피식 웃음이 난다.
내가 지금 남쪽으로 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숯님이 사시는 전주를 지나고 지리산 갈때 몇번 내렸었던 구례구역도 지나 3시 20분쯤 순천역에 내린다.
안개자욱한 따리봉을 바라보며,,,풍님사진,,,이번 산행기록은 내사진과 풍님사진을 섞어서 담는다.
도솔봉에서 따리봉 가는길에,,,
평소 사진으로 알았던 여수의 돌팍님을 처음으로 뵌다. 이 양반들 새벽부터 소주 두병 깐다.
풍경님은 점심으로 준비한 먹거리를 연실 내 배낭으로 옮긴다. 이러다간 정말 개거품 물듯 싶어 들어갈 자리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
작은 배낭을 가져오길 천만다행이다.
광양터미널 근처에 풍님 차를 주차하고 택시를 타고 성불사 근처 들머리로 간다. 빗방울이 떨어진다. 풍님은 10시쯤엔 하늘이 열릴 것이라고 말한다.
형제봉 오름길에 포천 이동 막걸리 한병 까고,,,주능선에 오니 빗방울은 눈으로 변한다.
호남정맥길,,,감이 매달려 있듯이 표지기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그래서 풍님은 주렁이라고 부르더라.
백지 수표가 있다더니...백지 정상석도 있더라,,,쓰는대로 그 봉우리가 되는,,,
돌팍님과 풍님,,,,남쪽으로 튀어 올 첫 눈산행을 할줄이야,,,
몸은 젖어 오고,,,돌팍님이 타프를 가져 오셨다기에 칠 자리를 물색하다가...
그 옛날 빨치산처럼 세 몸 숨길 비트 하나를 발견하고,,,
세사람 배낭을 뒤지니 전국 막걸리가 다 모였다.
북에서 부터 포천 이동막걸리,,,서울의 장수 막걸리,,,순천의 미인 막걸리,,,그리고 여수 막걸리,,,
저걸 어찌 먹겠나 싶겠지만,,,결국 다 먹었다.
미스터 스마일 풍님과 돌팍 형님과,,,
술은 냉장고에 두고 한병한병 비트로 옮겨서,,,
이렇게,,, 눈은 소복하게 쌓여가고 취기는 올라오고 여기가 도대체 어디에 붙어 있는 산인지 헷갈리고,,,
다만 같이한 분들의 남도 사투리를 들으니 남녘이 맞긴 한가본데,,,
따리봉쪽으로 안개가 걷히는가 싶더니 이내 잠기고,,,
고파와 돌팍님
함 시원하게 걷혀 주었으면 좋겠지만 아쉬울땐 이것도 감지덕지,,,오른쪽으로 따리봉,,,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지리산이 저쪽 쯤에 있겠구나
풍님
따리봉 오름길
멀리 뵈는게 없으니 가까운 곳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봉우리 하나 올랐으니 또 한병 까야지요...
10시쯤 풍경님 말대로 하늘이 열리는가 싶어 기대를 품게 하다가,,,다시 안갯속
따리봉 삼거리...날좀 길어지면 다음 백운산은 화계쪽으로 내려가봐야지 계획을 세우고,,,
"나누며 배려하자" 는 것이 풍님의 모토다. 말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한재 내림길,,,풍님은 미끄러워 쩔쩔 매고,,,하산길 버벅대기 일등인 난 혼자 아이젠 가져 왔다고 신나게 내려서고,,,다 내려와 생각하니 한쪽을 나눌것을,,,
홀로 산에 댕기다 보니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했음에 창피한 생각이 들어 불고,,,
한재
백운산 상봉 오름길,,,풍경소리님은 무척 힘들어 하고,,,점심 먹거리가 가득 들어 있는 풍님 배낭을 매고 돌팍님과 자리를 잡고 밥상을 차린다.
풍님 형수님이 준비해 주셨다는 불고기는 어찌나 맛나던지...돌팍님과 두병 또 깐다.
따뜻하게 잘 먹었더니 이젠 졸음이 마구 몰려오고,,,풍님은 밥먹고는 언제 힘들었냐는듯 앞서가 달려가고 이젠 내가 죽을 맛이다.
지리산이 보이질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이렇게 광양 백운산 정상을 무산소 등반했다. 물론 막걸리의 도움을 받았지만,,,
풍님 트레이드마크를 따라하며 백운산 상봉 오름을 자축한다.
백운산 종주는 억불봉 노랭이봉으로 더 걸어야 한다지만 돌아갈 차시간도 있고 해서 진틀로 내려서기로 한다.
진틀 내림길
언제나 그렇듯 언제 끝나나 싶던 길도 정작 끝이 날 즈음엔 아쉬움이 몰려온다.
마지막 남은 한병의 막걸리로 아쉬움을 달래고,,,
진틀로 내려서는 두분 뒷모습
닝기리,,,내려서니 하늘이 제대로 열리네,,,왼쪽 신선대와 오른쪽 상봉
따리봉,,,
운좋게 진틀마을로 내려서자마자 광양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도착을 하고,,,
풍님이 광양불고기도 사주시어 맛나게 먹고,,,
멋진 산꾼 술꾼 돌팍님 뵙게 되어 너무 반가왔구요,,,화천 27사 나오셨다기에 올겨울이 가기전 캬라멜고개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지요
풍님~ 감사했구요,,,그 "나눔" "배려" 잊지 않겠습니다.
돌팍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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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에 조금 아쉬움이 뭍어 나긴 하지만, 세분들의 표정을 보니 그 또한 충분히 즐기신 것 같아 보입니다~~
답글
oo꾼, x꾼.. 꾼들의 말은 믿을 수가 없는게.. 풍님 말씀에 의하면 오히려 다른 두분이 새벽부터 소주 두병까고 시작한다고, 술의 신이라 하던데.. ㅋㅋ
눈길에 서계신 산고파님 사진을 보면 자꾸만 망사티가 연상이 됩니다. 이번에는 아직 안 입고 가셨나요? ㅎㅎ -
백운산을 다녀오셨나 하고 블로그를 기웃기웃하였더니만 역시 다녀오셨네요..
답글
뭐야님 얼굴은 보이질 않고, 그리고 지리산도 보이질 않고, 펑펑 내린 눈과 팔도막걸리만 보입니다..ㅎㅎ
산행을 마치고 나니 하늘이 훤하게, 밝게 빛났는데 다시한번 올라서 지리산을 보고픈 생각은 없었나요..^_^
좋은 분들과의 백운산 산행 축하 드리고 눈여겨 산세를 잘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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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밥 먹으로 갑니다.
답글
다시 와서 봐야겠습니다.
참..
멜 주소좀 냉겨 주세요
풍아저씨는 술 안먹드만 벌써 사진을 보내 주셨던 모양입니다. -
멀리길을 마다않고 남녘까지 달려 왔는디 쌩고생을 하고 유쾌하게 상경 했겠슴다 (~) (ㅎㅎ)
답글
조망보다는 눈으로 환영해준 백운산 배려에 부럽습니다만 팔도 막걸리 파티가 더 부럽네요 (~)
하유 (~)(~) 여수팀 못말려 (~)(~)(하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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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먼거리에까지 가서 산행을 빙자한 막걸리 파티 하셨네요.
답글
그거 다 마시고 산행 무사히 마치신걸 보니 대단한 주당들이십니다....(ㅎㄷㄷ)
근데 비트에 앉아있는 모습은 좀 불쌍해 보입니다.....(ㅋ)(ㅋ)
온통 새하얀 세상에서 담은 첫번째 사진은 멋지네요. -
남쪽인데도 산이 높으니 눈이 왔군요.. 설경이 아주 멋집니다. 조망만 열렸으면 더욱 환상적이었을텐데..
답글
함께한 분들이 좋을수록 술은 술술 들어가게 마련이지요.. 좋은 추억, 좋은 만남 오래 이어가시구요~~
같은날 저는 거제도에서 이슬비 내리는 산길을 걷고 왔습니다.ㅎ~ -
아~광양의 백운산을 다녀오셨네요
답글
하얗게 내리는 눈산행도 되셨었구요
멋진 님들과 함께 하는 산길
보고 있는 나도 함께 즐겁네요~
세 분 모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가는날이 장날이라더니...백운산에서 눈 까정 만나서리
답글
풍경소리님이랑 팔도 막걸리 히야시된것 일잔 하시어
올 겨울 만수무강 하시겠습니다.
오랜만에 멋진 풍경 보구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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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거품 물어드릴려고 만반의 준비를 했건만 하늘이 도와주지 않았지요~
답글
남쪽나라로 왕림하셨는데 하얀눈으로 반겼으니 산고파님은 필시 대박이고 복많은 사람입니다~ㅎ
카라멜인지 뭔지는 몰라도 저는 꼬랑지 내릴라요~ㅎ
산보다는 사람이 좋고 사람이 먼저라는걸 새삼 절실히 느꼈던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평소에도 사람 냄새나는 멋진 일상이 되시길~
어디서든 용아장성님 만나거든 바로 하산하씨요~
레이스하실라면~~~ㅎ
먼길 애썼쓰요~~
백운산행은 오랫동안 기억할 것 같네요^.^♥♥♥ -
캬악..~~
답글
수북하게 내린 첫 눈산행도 부럽지만,
자연 냉장고에 가득 담겨있는 종합막걸리는 완전 죽음인걸요.
그나저나 무슨 중공군들도 아니고.. 마시고 걷고, 웃고 또 마시고..
가을은 이미 가버렸건만..
출발도 잎새, 마지막도 잎새..
산도, 술도 둘째라면 서러운 몸. 입속에 침만 가득 고였소이다.ㅎ -
아니~ 환상적인 날인디~???
답글
아~ 완존히 반칙 반칙 또 반칙~~~!!!
인터뷰까정~~~ 눈꽃과 하늘이 너무 멋지요~
저는 천왕이 갈랍니당~~ㅎㅎ -
요즘 울 산악회 새 집행부가 아직 일을 숙지하지 몿해 거기에 매여 산에도 몿갑니다,
답글
오늘 눈이 종일 오기에 앞 용마산 한바퀴 돌고 내려왔습니다,
부럽습니다.. 술 드시고도 멋진 산행을 (즐)기실수 있음이..
저는 아무래도 술 끊어야 할것 같다 반성하고 있는데.. 이제 술이 절제가 되질 않으니...이기지는 몿하고..
항상 건강 하시구요.. 술도 항상 잘 (즐)기시길요..(^0^)-
산고파2012.12.06 08:21
눈이 내린후 하늘이 맑으니 산에 가고픈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저또한 절재가 안될때가 있습니다. 가끔 실수도 하구요
그래서 이해를 해줄수 있는 사람과 먹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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