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산뫼님이 화채봉을 같이 가잔다
늘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반가운 마음이지만
한편으론 근간에 몸이 불어 이 더위에 폭탄이 되어
동행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되었다
화채봉에서 칠성봉을 왕복한다고 하니
힘들면 화채봉에서 기다려야지 나름 살 궁리를 한다
춘천에서 산뫼님 차로 4시에 출발,,,
시간반 달려 둔전저수지 진전사 입구에 도착하고 산행 준비하여 산길을 나서는데
어디서 나타났나 백구 한마리가 앞장을 선다
진전사
멀리 아침 햇살을 받는 봉우리가 보이는데
당겨보니 설악 대청이다
초반 산길은 임도길로 넓직하고,,,
벌써부터 뜨거운 아침햇살은 숲으로 스며든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백구에게 물을 나누어 주고,,,
진전사에서 키우는 진돗개 암컷이라 일행중 한 분이 진순이라 부르기 시작한다
개는 무척 순하고 잘생기고 사람을 잘 따른다
안타까운건 어쩌다가 오른쪽 뒷다리를 다쳤는지 질질 끌고 다닌다
그 모습을 보자니 안쓰럽고 대견하고,,,
아무튼 얼마간 가다가 돌아가겠지 싶었는데 산행 끝까지 함께하게 될 줄은 몰랐다
산사람 쥐약님
바람 없는 능선길 온몸을 땀으로 적시니 어느덧 송암산을 앞두고 있다
함께한 네 분
송암산(767) 삼각점
진순이와 함께하는 간식시간
십시일반 배낭에서 물을 꺼내서 먹이고,,,
야~ 기특하긴 한데 이쯤에서 내려가야 되는 거 아니니?
근데 이놈이 잠시 안 보이면 내려갔구나 생각이 들며 섭섭해지고 어디서 나타나 다리를 주둥이로 건들면 반가우면서
다시 걱정이 찾아들고,,,
다리 한쪽 불편한데도 잘도 오르는구나,,,성한 몸에 뒤뚱거리며 오르는 내 모습이 창피해지고,,,
어어 하다가 이젠 동행이 되어 버렸다
우리야 그렇다치고 날 더운데 너는 왜 혓바닥 길게 빼고 그 모양이냐?
절집 그늘 아래 늘어지게 잔다한들 누구 하나 뭐랄 사람 없을 텐데 말이다
바위채송화
문교장님과 진순이
능선 아래에서 올라서는 운무,,,더 올라오면 안 되는데,,,
1216 조망터에서
서북능선 안산
황철봉
칠성봉과 칠성대
관모봉과 관모능선
대청과 중청
화채봉과 황철봉 신선봉 상봉
공룡능선과 황철봉
상봉 신선봉
동해바다는 아니 보이고 대신 구름바다
산뫼님과 진순이,,,진순이가 상팔자,,,부채질까지 해주고,,,ㅎ
화채봉
공룡능선은 구름 속으로
다음엔 대청에서 화채로 이어보고 싶구나,,,오는길 외설악 만경대에도 들려보고,,,
화채봉 정상의 진순이,,, 한 뼘 그늘아래서 뜨건 햇살을 피하고 있어요
구름에 잠기는 관모봉
쉬 지나가는 소중한 순간들을 사진으로 담아두고
진순이와 함께했던 오늘을 기억한다
쥐약님이 얼려오신 춘천 생막걸리는 먹기에 딱 좋은 순간이 왔고
배낭 없이 올라온 견공 덕에 물이 귀해졌다
운무에 대청마저 잠기고
칠성봉으로 내려서는 길,,, 여태껏 잘 따라오던 진순이가 내려서길 주저한다
컴컴한 해산굴을 내려서기가 두려웠던 것
결국 쥐약님이 진순이와 화채봉에 있기로 하고 나머지는 칠성봉으로
올해 마가목이 풍년이라고,,,
모싯대
약속이나 한 듯 운무 속에서 다들 칠성봉 갈림길을 놓치고
이상하다 싶어 앱을 보니 토왕폭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ㅎ
칠성봉은 다음 기회에,,,,다시 올라서야 하는 화채봉
화채봉에 다시 올라서니,,,쥐약님왈 내가 살다 살다 개곁을 지키느라 산길에서 이렇게 길게 쉬어보다니,,,
화채봉을 내려서며,,,다들 목은 바짝 타들어 가고,,,심마니터에 가면 물이 흐른다기에,,,얼른 나와라 심마니터,,,
1216봉을 암릉을 오르는데 진순이는 사라지고,,,
한편으론 걱정도 되면서 이거 우리 먹을 거 떨어졌다고 딴사람들 쫓아간 거 아닌가 의심도 하면서,,,
암릉 지나 얼마간 내려서니 다시 짠하고 나타나고,,,아무래도 다리가 불편하니 암릉을 길게 우회했을터,,,
미안 미안 아저씨가 생각이 짧았어,,,잠시 널 의심했던 거 사과할게~
진순이가 갑자기 쏜살같이 내려서길래 따라 내려서니 계곡 상류가 나타나고,,,
다들 빈 생수병에 물을 담아 허겁지겁 갈증을 달래기에 바쁘다
무슨 제단인지,,,이곳저곳 무속인들의 흔적이 보이고,,,
오래전 이 근처에서 야영을 했다는 쥐약님은 하얀 소복을 입고 올라오는 여인도 봤더라는,,,개무서웠다고,,,ㅎㅎ
석간수를 만나 다시금 벌컥벌컥
먼저 달려가 몸을 식히고 있는 진순이
살다 살다 개와 11시간 함산하고 알탕도 함께 할 줄이야
뭐랄까,,,뭐라고 한 단어로 표현 못할 마음이 올라오고,,,
사람이고 동물이고 이렇게 함께하고 교감하며 정이 드는구나 싶다
보고싶다. 진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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