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어르신들 산소 풀을 베어내며 사촌 큰형님이 올해 칠순이라니
다음 달에 동해에서 다시 모여 가자미 낚시하고 술 한잔 하기로 했다
오늘이 약속된 그 날이다
고파씨는 약속된 시간에 맞추자니 고속도로가 막힐까 두 시간 정도 일찍 홍천으로 출발한다
네비에 "남산산림욕장"을 치고,,,
홍천 남산의 대표적인 들머리가 이곳이라고 하여서,,,
아주 잘 관리된 산길이다
가벼운 차림으로 산책하러 나오신 분들이 적지 않고
소나무 군락에 내려앉은 안개가 운치를 더하고
곳곳에 조망데크도 잘 만들어 놓았다
생명과학단지 주변에 주차하고 세무서로 돌아 내려오면 두 시간여 산길로 괜찮겠다 싶다
큰형님 댁에서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서울에서 오신 형님 차로 동해로 향한다
양양 IC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범부 메밀국수" 집에서 점심을 먹고,,,
메밀향 진한 것이 근처에 오심 함 맛보시라 권하고 싶다
고성 공현진항 근처 예약된 가게에 도착하고
새벽부터 문어 낚시를 했다는 사촌 형은 물회 국수로 점심을 하고 있다
살다 보니 낚싯배를 다 타보게 되고
"도시어부"란 TV 프로그램 덕에 더 호황을 이루겠다 싶고
취미가 낚시인 사촌 형이 시범을 보이고
가자미 포인트에 도착하여 선장 따님이 배를 고정하기 위하여 로프를 던진다
이 친구는 열살이고 파주에서 아빠 따라 바다낚시를 하러 왔다는데
아빠는 배멀미로 실내에 들어가 누워 있더라는,,,ㅎ
선장 따님이 이곳저곳 오가며 초짜들을 도와주고,,,
왼쪽이 애 아범,,,
멀미약을 먹고 왔는데도 너울성 파도에 땀이 삐질거리고 속이 울렁거리더라는,,,
열살 소년은 멀미도 안 하는지,,, 선장 따님이 도와주긴 했지만 낚시도 어찌나 잘하는지,,,
한 마리도 못 잡은 난 옆에서 기가 팍 죽고,,,
그래도 눈먼 놈 두 마리가 체면치례는 하게 해준다
이 와중에 사촌형은 놀래미 회를 떠주고,,,
멀리 대청이 아스라이 보이고
낚시 바늘을 삼킨 가자미에 나무젓가락을 넣어서 돌리니 바늘이 쉽게 빠지더라는,,,
오늘의 해는 기울어져 가고
멋쩍은 아빠와 소년가장
기회 되면 또 한번 가보고 싶은,,,발목도 불편한데 이참에 산 버리고 바다로 가?
오색 큰어머님 집에 오니 한 상 차려주시는데,,,
직접 쑤신 도토리묵에 능이버섯무침,,, 문어숙회도 보이고,,,
사촌 형이 쫀득쫀득한 복어회도 떠오시고
구순을 훌쩍 넘기신 큰어머니,,,독주 몇 잔은 거뜬하시다고,,,2년 전에도 내가 데려가 산 친구들과 끝까지 함께 해 주셨다
귀한 송이도 내어 주시고
아까 잡은 가자미 세꼬시
다음 코스는 백고동
어찌나 크던지 하나만 먹어도 배가 든든
엄마와 아들
독한 솔잎주와 마가목주로 만취하여 잠들고,,,
다음날 새벽 흘림골에 다녀올까 하다가 한숨 더 자기로 하고,,,
큰어머니가 대구탕을 시원하게 끓여 주시어 속 풀고,,,
아침부터 해장술을 하시는 형님들을 보자니 피는 못 속인다는 옛말이 생각난다
먹다 남은 가자미
할아버지와 아버지 형제들의 고향이었던 함경남도 안변군
어르신들 생각에 마음이 뭉클해지는 오색의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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