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아침 춘천으로 갑니다.
아버지를 먼저 찾아 뵙는 것이 자식된 도리이나 산길 걸을 욕심에 배후령으로 내달립니다.
오늘 산행은 오래전부터 궁금했던 부용산에서 죽엽산지나 추곡약수터까지 이어볼까 합니다.
대암산을 시작으로 사명산지나 춘천 우두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를 도솔지맥이라고 하는데
오늘 산행은 그 산줄기의 일부입니다.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보면 부용산에서 건천령으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알바를 많이 하시고
특히나 무더운 여름날이라 길을 제대로 찾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배후령에서 배낭을 매니 10시가 가깝습니다. 갈길이 먼데 시작이 너무 늦었습니다.
산행일시 : 2009년 8월 15일 10시 - 20시
산행코스 : 배후령 - 오봉산 - 배치고개 - 부용산 - 건천령 - 추곡령 - 죽엽산 - 죽엽산임도 - 운수현
오봉산 들머리 등뒷고개(배후령)
경운산 오봉산 사이 전망대에 오르니 운해가 흩어집니다. 좀 더 일찍 산행을 할껄 후회하게 됩니다.
오봉산 줄기 뒤로 희미하게 병풍산과 오늘의 목적지인 죽엽산이 보입니다.
오봉산과 뒤로 부용산
배후령에서 용화산으로 가는 산줄기
장마비에 소양호는 물이 많아진것 같습니다.
청솔바위
멀리 희미하게 사명산
오봉산 오름길
화천 간척리 일대,,,가운데 잘록한 부분이 매네미고개 왼쪽으로 병풍산 오른쪽으로 죽엽산 그리고 사명산
자주 왔던 오봉산 정상은 스쳐 지나고,,,흔한 오봉산보다는 예전이름 청평산이 더 근사한것 같은데,,,
예전에는 부용산 갈림길을 못찾아 알바를 했었는데,,, 산길 참 좋아졌다...ㅎ
모시대,,여기까진 이런 여유가 있었는데,,
오봉산과 부용산 사이 배치고개,,,청평사까지 육로로 연결된 도로이다. 부용산 오름길을 익히 경험한 터라 한숨이 나고,,,
무더운 날씨에 혀가 바닥에 닿을쯤에 정상이었으면 바랬던 공터
힘겹게 한번을 더 치고 오르니 이리 초라한 정상석이 반긴다. 이뻐서 부용산일턴데 작은 정상석 하나 있었으면,,,
정상에선 갈림길이 둘이나 걸어온 방향으로 직진하면 부용산지나 하우고개 봉화산으로 가는길이고 왼쪽으로 꺽으면 건천령으로 향하는 길이다.
경춘선 철길 산우회 표지기는 춘천 준족 솔개님이 걸어 놓았을 것이다 . 아직 뵌적은 없지만 예전부터 선답한 산행기로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
건천령 갈림길이 매우 애매하다하여 바짝 긴장하며 이리저리 살핀다. 여름 산길이라 길이 애매한 부분이 많아서 까딱하면 길을 놓칠수도 있겠다
싶었다. 다행이 주요 갈림길에 선답자들의 표지기가 긴요하게 도움을 주었다. 특히 산행내내 백송산악회 표지기가 자주 걸려 있었다.
건천령,,,알바없이 이곳에 오니 일단은 안심이 되고,,,
죽엽산이 그런대로 가깝게 조망되기 시작하고,,
날이 더워 반바지에 민소매를 입었는데 등로가 잡풀과 잡목의 연속이다.
덕분에 팔과 다리에 풀칼질이 선명하여 어머니에게 한소리 들어야 했다.
사진으로 봐왔던 추곡령과 죽엽산이 조망되는 곳에 왔는데 무더운 날씨에 물만 먹히고 진이 빠지기 시작하니 저길 어찌 넘을지,,,
화천과 춘천의 경계인 추곡령,,
아래엔 추곡터널이 뚤려져 있다.
추곡령에 핀 패랭이꽃
등로에 있는 기지국
왼쪽으로 돌아가야 한다.
사명산(1198)의 위용은 오늘따라 더 대단해 보이고,,,
기지국과 종유산,,,
죽엽산 오름길 전망대에 바라보는 부용산과 오봉산
죽엽산 오름길은 정말 고약하다..물은 다 떨어져가고 진도는 안나가고,,,
뭘 대단한걸 보겠다고 이리 헉헉대며 기어 오르는지,,,
오래된 삼각점이 나만의 노고를 위로할 뿐이다.
용화산 줄기와 파로호가 희미하게 조망되고,,,
목적한 죽엽산 정상에 서서 긴장이 풀어져서 일까,,,정상으로 올라온길 반대쪽으로 덕산산악회 표지기가 있어서 희미한 등로를 헤치며
얼마간 내려서니 멧돼지와 조우를 하여 서로가 놀라게 되고,,, 길은 희미해지고 아무래도 지맥길에서 벗어난 듯하다.
이럴때 다시 올라가서 길을 다시 찾아야 하는데 진빠진 몸으로 내려온길 다시 올려치기가 끔찍해서 능선을 찾아 힘겹게 내려서니 임도가 나온다.
어느쪽으로 가야할까 이리저리 고민하다가 북쪽방향으로 얼마간 가니 다시 덕산산악회표지기나 흔들 거린다.
그 표지기따라 한참을 내려서는데 사명산과는 점점 멀어져가고 파로호가 가까와 짐을 느낀다. 이거 길을 크게 잘못 들었구나!!
행동식도 다떨어지고 3리터이상 준비한 물도 바닥이 나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조차 확신이 서질 않는다.
6시 45분에 오항리에서 떠나는 시내버스는 물건너갔고 온길로 되돌아 서며 춘천산우에서 SOS를 보낸다.
운수현까지 차를 가지고 올테니 임도길을 걸어서 운수현으로 오라고,,,그리 짧은 거리는 아닐 거라고,,,
임도길을 걷는다. 해가 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으니 그런대로 걸을만하다. 물흐르는 소리를 찾아 계곡물을 퍼먹으며 걷다보면 끝이 나겠지,,,
날은 거의 어두워지고 임도길을 시간반 걸으니 춘천산우 렌턴불빛이 보인다.
사명산이 무어라 하는 소리가 들리는듯,,,
산우와 친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운수현의 장승,,,사람맘 간사하여 금방 살만하다.
하산길은 길을 잘못들었다 싶으면 돌아가서 길을 다시 찾는 것이 상책이다.
이글을 읽는 분들은 제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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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고파님 대단하시네요..35도 이상 넘어가는 화상을 입을 정도의 뜨거운 대낮에 그것도 나홀로 길을 나선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일이 아닌데...배후령을 보니까 지난번 휴가 때 양구 가기전에 잠시 쉬었던 곳이라 낯이 많이 익네요..춘천 산우분들의 뜨거운 산우애에 저 또한 머리숙여 감사를 드려야 되겠습니다..산고파님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답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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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짚모자가 아주 시원해보입니다..
답글
배후령 다녀오시고 고생하셔서 그런지 홀쭉해 보이십니다..ㅎㅎ
산세가 참 웅장하고 멋집니다..
이런곳에 다녀와야 속이..다..후련한데..에긍..
요새 동네 산 탐방도 나름 재미있지만 장쾌한 맛은 없네요..
그럼 멋진사진 즐감하고 갑니다..
이론 진짜 자야겠어요...ㅋㅋ -
시원한 하늘만봐도 더위는 느껴지지 않는데
답글
실제 산에 들면 엄청 덥지요.
도솔지맥...언젠간 그 길을 따라 걷겠는데요.
즐거운 산행 많이 하세요. -
더븐데 수고 만이~많이 하셨습니다
답글
고파님~날 잡아서 계곡산행으로 함 초대해 주세요 ^^*
물 폭탄도 좋아~좋아여~
뭐야님에 집 떠나면 개고생에 한표~ ㅎㅎ
그것을 즐길는 우리들 모두에게 행운을 드립니다 ♧~ -
이번 산행길도 색다른 곳입니다
답글
배후령에서 부용산길은 알것 같은데 건천령
추곡령쪽은 낯설은 곳이군요
도솔지맥이라고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가늠해보질 못했습니다.
다음에 오봉산을 오르면 산고파님이 보여주신 간척리방면의 산군들을
살펴보아야겠습니다. 이름을 알고 마루금을 보는것 하고
모르고 보는것 하고는 전혀 느낌이다르더군요
부용산 갈림길 이정목은 하나는 꺼꾸로 달아놓았네요
그래도 방향지시는 정확한것 같군요
부용산에서 건천령갈림길이 있군요
죽엽산이 상당히 포근해 보이네요
멀리서 조망만 해보던 사명산이 눈앞에 바로 보이고..
죽엽산은 삼각점만 있었군요
덕분에 새로운 산길 또 잘 공부했습니다
막판에 지쳐서 등로를 이탈하셨나봅니다. 여름철에는
특히 하산길 등로 놓치기 쉽지요
다행히 춘천 친구분님들이 계서서 마무리를 잘하셨구요
더운날 새로운 개척산길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산고파2009.08.18 21:21
춘천산꾼들은 자주 찾는 곳인데요,,,저는 부용산에서 죽엽산은 처음으로 이어 보았습니다.
폭염주의보라 걱정은 되었는데요,,궁금증이 더 심해서 걸어 보았습니다.
좀 더 일찍 시작했으면 체력도 괜찮았겠고 시간여유도 있었을것 같은데
여러가지 준비부족으로 혼자 왔다 가는길 여러사람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춘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양구행 버스를 타시면 도솔지맥의 대표 들머리인 배후령 공리고개등에
내리실수가 있습니다. 다만 산길이 애매하고 이정표가 정리가 안되어 신경을 쓰셔야 될 곳이 몇군데 있습니다.
그래도 여러 선답자들이 표지기를 곳곳에 달아 놓아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독도에 미숙하여 하산길에 뭐에 홀린듯이 길을 잘못들어 버렸네요,,
사명산에도 여러 들꽃들이 건강하게 살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청랑님 아니 가보셨으면 한번 들려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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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그저 남잘되면 배아프고 ,,,, 산고파님 폭염에 고생했는데
답글
왜 이리 좋은건가요.. 웃음이 절로 나네여... 제 심뽀한번 고약하네여~~ㅋㅋ
산이름은 몰라서 묻지도 몬하겠고,,, 하긴 저는 오봉산도 아직은 못가봤어요..
춘천새댁시절 오읍리에서 올려다본 산같기도하고 ,,, 당췌 갈피를 못잡는
산군들입니다...여름엔 계곡산행,폭포산행이 좋은데 정말 고생많이 하신듯합니다..
산고파님,,, 다음주24(월)27(목)중 택1하셔서 구파발역에서 34번타고 안골에서
10시30분쯤 뵙겠습니다... 잠깐이라도 안내해주셔요.. 월,목 ...어느요일이
좋으신가 문자로 주시던지 아무곳에 댓글로 남기시던지 ...부탁드려요~~~^^* -
제가 춘천쪽이 고향이라,,익히 들어 알고만 있는 산이름..
답글
오봉산은 조금 알지만,
부용산,죽엽산, 그리고 사명산.. 그 길이 그리 연결되어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길을 걸으셨네요.
다음에는 사명산으로 이어가시겠군요?
그 뒤에는 양구 대암산?
와 기대됩니다.
그 쪽의 등산로 확실치 않을 거라는 걱정도 앞서구요.
춘천,화천,양구방향의 산이름 들이라서인지 저는 가기힘들지라도 많이 관심이 갑니다. ㅎㅎ
늘 좋은 산행이어가시고, 산길 행운 함께 하시길 기원도해봅니다.-
산고파2009.08.27 08:34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20년이 넘게 산곳이라
고향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곳이 춘천입니다.
산이란게 한곳을 오르면 눈으로 보이는 다른산과의 연결이 궁금해집니다.
대암산에서 사명산 지나 오봉산 배후령으로 그리고 수리봉에서 우두산으로
이어지는 길을 도솔지맥이라고 부르고 지맥산꾼들이 연결하고 있더라구요,,
모두 잇는것은 다음으로 미루고요,,,들머리 편안곳을 골라 궁금증을
조금씩 해소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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